* 완전 무인화를 달성한 수직스마트팜 설비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송미령 장관과 배경훈 부총리.
천안 연암대서 ‘농식품 AX 정책 간담회’ 개최… 부처 간 칸막이 제거
“오늘부터 과기부와 농식품부는 동지(同志)”… 부처 협업으로 기술 격차 해소
LG 계열사 협력 ‘그린테크 이노베이션센터’ 시찰… 첨단 스마트팜 설비 눈길
팜인사이트 김재민 기자 2025. 12. 22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원팀’이 됐다. 인공지능(AI)과 농업의 융합인 ‘농식품 AX(AI+X)’를 통해 기후 위기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추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2월 22일, 충남 천안 연암대학교 그린테크이노베이션센터에서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공동으로 주재한 ‘농식품 기술·산업 AX 촉진을 위한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 LG 기술력 집약된 ‘그린테크 이노베이션센터’ 시찰
간담회에 앞서 송미령 장관과 배경훈 부총리는 연암대학교가 LG전자, LG CNS, LG사이언스파크 등 LG 계열사와 긴밀하게 협력해 구축한 ‘그린테크 이노베이션센터’를 시찰했다. 이곳은 LG사이언스파크가 총괄 디렉팅을 담당하고 각 계열사의 첨단 기술이 녹아든 국내 최고 수준의 스마트팜 실증 단지다.
두 장관은 센터 내 주요 시설인 △LG CNS의 Vertical Lift 자동화 연구 설비를 활용한 ‘재배연구 버티컬팜’ △LG CNS 4-Way Shuttle 자동화 재배 설비 기반의 ‘자동화연구 버티컬팜’을 차례로 둘러봤다. 특히 LG CNS의 Farm OS 운영 플랫폼과 자동화 재배 시스템, 그리고 LG전자의 맞춤형 항온항습 공조기 등 최첨단 설비들이 가동되는 모습에 주목했다.
특히 LG그룹에서 인공지능 파트 담당 임원을 역임했던 배경훈 부총리는 전공 분야인 AI 기술과 친정인 LG의 하드웨어가 결합된 스마트팜 설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배 부총리는 설비의 작동 원리와 데이터 수집 과정을 꼼꼼히 살피며, 농업 현장에 적용된 피지컬 AI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 “오늘부터 우리는 ‘동지(同志)’”… 부처 간 협력 의지 다져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양 부처의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사회를 맡은 이덕민 농식품부 스마트농업정책관이 “오늘은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절기상 ‘동지(冬至)’”라고 언급하자, 송미령 장관이 위트 있게 화답했다.
송 장관은 배 부총리를 향해 “동지가 지나면 내일부터는 빛이 길어지듯, 오늘 이 자리를 기점으로 과기정통부와 농식품부는 우리 농업의 미래를 위해 함께 가는 ‘동지(同志)’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현장 참석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으며, 두 부처가 농업 AX를 위해 칸막이를 허물고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 “농업은 낭만이 아닌 현실”… 피지컬 AI가 해법
이날의 핵심 화두는 단연 ‘피지컬 AI(Physical AI)’였다. 피지컬 AI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로봇 등이 실제 농작업 현장에서 물리적인 행동을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발제를 맡은 최홍섭 마음AI 대표는 “기존 스마트팜 AI는 수확, 생육 판별 등이 분절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농부의 노하우(암묵지)를 데이터화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농업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특히 농업의 비정형 환경을 고려해 현장에서 즉시 반응하는 ‘온디바이스 AI’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연암대학교 내에 ‘피지컬 AI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해 실증과 개발을 동시에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송미령 장관은 “농업 하면 고령화와 힘든 노동을 떠올리지만, AI를 접목하면 기후변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과기정통부와 힘을 합치면 2~3년 안에 네덜란드를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현장의 호소와 정부의 응답...GPU 지원 요청, 데이터수집 어려움 호소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AI 도입의 걸림돌로 데이터 표준화 부족과 고가의 GPU 확보 비용 등을 꼽았다. 엘로이 유광선 대표의 GPU 지원 요청에 과기정통부는 내년 2월부터 GPU 바우처 지원 사업을 통해 스타트업에 우선 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연암대 이현화 교수는 정부 사업 주기와 작물의 생육 주기가 맞지 않아 데이터 수집이 끊기는 문제를 지적했고, 대동AI 최준기 대표는 표준화된 데이터 확보를 위한 선순환 구조 마련을 제언했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합동 R&D 추진, 기술·산업 동향 공유 소통 체계 마련 등 구체적인 협력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연암대학교는 향후 그린테크 이노베이션센터를 통해 정밀 재배 환경 제어 실습과 데이터 기반 작물 재배연구를 수행하며, 청년 창업농 육성을 위한 융복합 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과기부-농식품부, ‘동지’로서 전방위 지원 사격
양 부처는 이날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협력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농업 피지컬 AI 기술개발 및 실증을 위한 합동 R&D 추진, 기술·산업 동향 공유 및 소통 체계 마련, 농업 AX 지원사업 기획 등이 포함됐다.
배경훈 부총리는 “AI 도입 초기에 100% 완벽을 기하기보다, 70% 수준이라도 현장에 적용하며 데이터를 축적해 고도화하는 ‘작은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계적 접근을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스마트 농업을 노지 분야로 확산하고, 중소농가도 활용할 수 있는 보급형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가 단순한 논의를 넘어 대한민국 농업이 ‘AI 기반 첨단 산업’으로 도약하는 실질적인 변곡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