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쌀값, 비싼 건가 싼 건가…‘적정 가격’을 찾아라
202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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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국가데이터처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를 반영해 쌀 수급대책을 수정하자 ‘적정 쌀값’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2일 충남 청양 들녘에서 한 농민이 콤바인으로 수확한 벼를 적재함에 쏟아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쌀 수급정책 기준 될 ‘적정 쌀값’ 얼만지 애매모호

양곡법 시행 전 정리 추진…소비자는 “안 비싸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6. 2. 1



산지쌀값 약 23만원(80kg), 소매가격 약 6만3000원(20kg). 쌀값이 예년을 훌쩍 웃돌고 있다. 다만 밥 한 공기 쌀값 300원(산지쌀값 26만원 이상)을 부르짖는 농민들에겐 아직 부족한 가격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쌀 수급을 주관하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의 생각은 어떨까.

국가데이터처 쌀 소비량조사 공개 다음날이었던 지난달 23일, 농식품부는 변동된 수급 계산에 맞춰 수급대책을 수정했다. △시장격리 10만톤 추진 보류 △가공용 쌀 최대 6만톤 추가 공급 △정부지원 산지유통업체 의무매입량 축소 등이 그 내용이다.

의문스러운 건 정책이 목표로 두고 지향해야 할 쌀의 ‘적정 가격’이다. 물론 변동직불제 폐지 이후 농식품부가 특정한 ‘목표가격’을 제시한 적은 없다. 단, 그간 간부들의 언사와 정책 행보에서 대강 산지쌀값 20만원 안팎의 지향점을 유추할 수는 있었다. 그런데 쌀값이 23만원으로 뛰어오른 지금, 농식품부 수급정책이 지향하는 가격은 하향 안정인지, 현상 유지인지, 제한적 상승인지조차도 불확실하며 기자들의 질의에도 답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가격 기준이 명확지 않은 이상 수급정책은 매우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다행히 쌀은 개정 「양곡관리법(양곡법)」 적용을 앞두고 있다. 오는 8월 시행되는 개정 양곡법엔 ‘쌀값이 기준 이상으로 하락 또는 하락 예상될 경우’ 대책을 시행케 하고 있다. 현재 이 기준의 범위를 설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며 이달 말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쌀값에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농식품부도 이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흥미로운 건 연초 송미령 장관의 신년사에서도, 최근 담당 공무원들의 입에서도 쌀값 ‘회복(상승이나 폭등이 아닌)’이라는 ‘농민들의 언어’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취임 이래 줄곧 쌀값 상승을 견제해 왔던 송 장관의 행보에 비춰 보면 농식품부 내에 분명한 기류 변화가 생긴 것이다.

송 장관과 이재명정부 간 상충했던 생각을 일치시켜 가는 과정일 수도 있고, 농식품부가 쌀값 급등의 ‘책임’을 무마하기 위해 ‘쌀값 저평가론’을 꺼내드는 것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 됐든 그간 과도하게 억눌려 왔던 쌀의 적정 가격을 재설정할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농민들에겐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관건은 낮은 수준에 고정돼 있던 ‘평년 쌀값’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농민들의 요구를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다.

일단 쌀값 상향에 대한 사회적 저항은 강하지 않아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농업전망 2026’에서 공개된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현재 쌀값이 적정(40.6%) 또는 저렴(10.8%)하다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했고, 대체재(면류·시리얼·즉석밥 등)와 비교하면 매우 저렴(23.9%), 다소 저렴(40.4%), 비슷(25%)하다는 의견이 89.3%를 차지했다.

발표자였던 박한울 농경연 곡물관측팀장은 “쌀 소매가격을 얘기할 때 20kg 기준으로 많이 얘기하는데 쌀은 점점 소포장화되고 있어 실제 소비자 체감과 괴리가 클 수 있다. 응답 결과를 보면 단위가 줄수록 비싸다는 체감도 줄고, 공과금·외식비 등 다른 비용에 비해선 쌀을 훨씬 더 저렴하다 여겼다”며 “지난해에 특히 낮았던 쌀값과 다른 물가 상승에 비하면 지금 쌀값이 높은 수준이라곤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