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수축산신문] [Issue+] 위기의 농협 상호금융, 원인과 해법은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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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대출 부실 등으로 농협 상호금융의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농협중앙회는 연체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여신관리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800조 상호금융, 공동대출이 발목…금소법·세제 개편 겹쳐 건전성 시험대


농·축협 위기 극복 경영 지속가능성 높이기 위해

무이자자금 지원·이자수익 의존에서 벗어나 비이자수익 사업 확대해야

도시·농촌농협 협력 없이는 지속가능성 어려워

구조개선·역할 재정립이 신뢰 회복 관건



농수축산신문 이한태 기자 2025. 12. 23



높은 연체율에 대한 경고가 지속되면서 상호금융권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권에 대한 건전성 요구가 높아지며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적용까지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자산 규모 800조 원이 넘는 농협 상호금융 역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공동대출 등에 따른 높은 연체율과 금소법 적용, 세제 개편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까닭이다.

농협 상호금융을 둘러싼 어려움과 해법을 살펴봤다.



# 5% 연체율, 800조 원 상호금융 발목

농협 상호금융은 지난해말 기준 예수금 455조 원, 대출금 356조 원을 기록하며 금융자산 800조 원을 넘어섰다. 상호금융특별회계도 총 3조7846억 원의 예치금 이자를 지급해 농·축협 경영수지 개선에 기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전에도 불구하고 위기감은 확산하고 있다. 우선 올 초부터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개선 요구를 받고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던 높은 연체율은 여느 상호금융업권과 마찬가지로 농협의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된다.

지난 8월 기준 농협 상호금융 대출 연체율은 5.07%였다. 지난 19일 기준 4.9%까지 내려왔다. 연말을 기해 농·축협에서 자산을 매각하면 연체율이 지금보다 낮아질 수는 있지만 여전히 4%후반대의 높은 연체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발표한 지난 6월 말 기준 상호금융조합 연체율 현황 자료에서 농협은 4.7%로 수협 7.82%, 산림조합 7.46%, 신협 8.36%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연체율을 보였다.

특히 연체율이 20%에 육박하는 공동대출은 농·축협 자산건전성의 발목을 잡으며 경영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말 농·축협 상호금융 연체율은 4.03%, 공동대출 연체율은 13.62%였고 당시 적자를 기록한 농·축협수는 52개소였으나 연체율이 5.07%, 공동대출 연체율이 19.14%로 높아진 지난 8월에는 적자 조합수가 235개소로 급증했다.



# 20% 육박 공동대출, 부실 뇌관

조합 상호금융 연체율 증가의 주범은 공동대출로 농협중앙회와 지역 농·축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에 육박하고 있다.

동일인 대출 한도 50억 원 제한을 피하기 위해 공동으로 대출을 실시한 공동대출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많은 농·축협의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농협의 공동대출은 금융당국의 동일인 대출 한도 50억 원 제한으로 대규모 대출이 어려워지자 조합들이 공동으로 대출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활성화됐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할 수 없었기에 브릿지론으로 공동대출을 진행했고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연체율도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정부가 부동산 대책 중 하나로 채무상환능력, 원리금상환 등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가계대출을 규제하면서 상호금융권은 더욱 공동대출로 눈을 돌리게 됐다. 특히 1금융권의 주담대 최대 상환기간은 40년인 반면 상호금융권은 30년이어서 1금융권보다 비싼 금리에 상환기간도 짧아 상호금융권은 경쟁력이 낮은 가계대출보다는 브릿지론에 적극적이게 된 것이다. 농협 대출 가운데 위험부담이 큰 상업시설 담보대출 비중이 큰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하지만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부동산시장이 경색되고 미분양, 건설자재비 상승 등으로 건설경기마저 침체되면서 공동대출 연체율은 급격히 증가했다. 김선교 의원(국민의힘, 여주·양평)에 따르면 농협의 공동대출 연체율은 2021년 1.25%(1771억 원)에서 2022년 1.88%(3837억 원), 2023년 7.41%(1조6703억 원), 2024년 13.62%(3조1644억 원), 2025년 8월 19.12%(4조4427억 원)로 급증했다.

하지만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는 좀체 풀리지 않고 있으며 건설경기 역시 쉽게 회복되지 못하면서 공동대출을 실시한 조합들의 속앓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 금소법 적용·조세 개편, 또 다른 위기

농축협 신용사업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은 금소법이라 불리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적용과 세제 개편 후폭풍이다.

금융소비자의 권익 증진과 건전한 금융시장 질서 구축을 위해 시행된 금소법은 금융회사가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적합성·적정성·설명의무를 준수하며 불공정영업행위나 부당권유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준수·금지 의무를 위반한 계약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내에 소비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하더라도 금융회사가 소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하는 위법계약해지권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은 1금융권과 신협만 적용대상이었으나 금융당국에서 상호금융권으로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관련 개정법률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농협 상호금융의 금소법 적용은 가시화되고 있다.

문제는 농협 상호금융이 금소법 적용에 대해 충분히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있다. 그간 농협은 금소법에서 규정하는 적합성과 적정성 등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농협 상호금융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고령 농업인이 많아 상품 설명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당장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또한 은행 등 1금융권과의 전문성과 역량도 일정부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금소법 적용에 따른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농업계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최근 농어촌 조세특례가 축소 연장됐다. 이에 내년부터 준조합원이 농·축협 비과세예탁금에 대해 비과세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총급여가 7000만 원 이하임을 입증해야 하며 당기순이익 과세표준 20억 원 초과 농·축협은 법인세율이 12%에서 15%로 인상됐다. 준조합원에 대한 비과세예탁금 문턱이 높아진 만큼 농·축협의 예수금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령 인구가 많은 농어촌지역의 경우 준조합원이 총급여를 증명할 서류를 갖춰서 농·축협을 찾는 번거로움과 시중은행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의 형평성 문제들이 조합 신용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협은 이같은 비과세예탁금 소득 기준 도입으로 약 2조7498억 원의 예금이 빠져나가 신용사업 이익이 최소 586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중앙회, 연체관리 집중 위해 조직 개편도

적색등이 켜진 농·축협 상호금융에 농협중앙회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농협 상호금융부문은 농·축협 연체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기업여신 35억 원, 공동대출 100억 원 이상 대출에 대해 사전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조합 대출에 대해 중앙회가 대출 전 사전검토를 통해 위험성 등을 평가해 조합에 의견을 전함으로써 최대한 안전한 여신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권역별로 연체관리 119센터를 운영해 부실대출에 대한 담보 매각을 권유하는 등 공동대출 연체율 관리를 위해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상호금융 건전성 제고와 여신관리 총괄 체계 구축을 위한 조직개편도 내년 1월 1일자로 단행한다. 이를 위해 상호금융여신지원부 내 상호금융여신관리지원단을 상호금융여신관리부로 개편하고 부서장 중심의 일관되고 신속한 대응으로 공동대출 연체 해소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상호금융여신지원부는 상호금융여신추진부로 변경해 건전여신 추진을 위한 여신사업 기획과 지도·지원, 여신 규제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 무이자자금·이자수익 중심에서 벗어나야

농·축협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무이자자금 지원과 이자수익에 집중된 농·축협 경영 구조를 벗어나 비이자수익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만선 상호금융 도농상생 선도협의회장(동서울농협 조합장)은 “농협 상호금융은 규모가 800조 원이 넘는 안전한 금융임에도 불구하고 금리, 환율, 금융 규제, 경기 등 여건 변화와 연체율 증가로 어려움이 커지고 소비자 불안심리까지 조장되고 있다”며 “농협 상호금융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급여통장이나 연금통장 등 저원가 예금 계좌를 늘리고 금융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이자수익사업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지도, 복지, 경제사업과 연계된 비이자사업을 확대함으로써 극복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협의 힘은 농어촌과 도시가 힘을 모을 때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무이자자금 지원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도시농협과 농촌농협이 힘을 모아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영역을 넓혀 자립 기반을 강화하고 농협의 역할과 농업의 가치를 보다 많이 알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