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 수도권과 지방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1.8%가 ‘건강’을 꼽았다.
정부 2025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중산층 늘었지만, 행복감·만족도 줄어
경제 성장보다 ‘성숙한 민주주의’ 원해
농민신문 이휘빈 기자 2025. 12. 23
우리 사회의 ‘수도권 대 지방’ 갈등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수도권과 지방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이 바라는 미래상은 ‘경제적 풍요’에서 ‘성숙한 민주주의’로 바뀌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3~79세 남녀 61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수도권 vs 지방’ 3년 전보다 11.6%포인트↑=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심화하는 사회 갈등 지표다. 우리 사회 주요 갈등 요인을 묻는 항목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69.0%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조사(57.4%) 대비 11.6%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진보와 보수’ 갈등(82.7%)이 여전히 1위를 차지했지만, 상승 폭만 놓고 보면 수도권·지방 갈등이 전 세대와 계층을 통틀어 가장 가파르게 악화했다.
갈등의 배경에는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사회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빈부격차 해소’(23.2%)가 1위로 꼽혔다. 2022년 조사에서 1위였던 ‘일자리 창출’을 제치고 격차 해소가 민생의 최우선 순위로 올랐다.
◆“나는 중산층” 60%로 늘었지만…행복감은 뒷걸음=가정 경제 수준에 대한 자신감은 회복세를 보였으나 이것이 삶의 만족도로 직결되지는 않는 ‘풍요의 역설’ 현상도 뚜렷했다.
본인이 ‘중산층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60.5%로 2022년(42.4%)보다 18.1%P 크게 늘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6.4점으로 2022년(6.8점)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삶의 만족도 역시 6.7점에서 6.4점으로 내려갔다. 경제적 지위 상승에 대한 인식이 개인의 심리적 안녕이나 행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삶의 1순위는 ‘건강’…배우자 선택은 ‘성격’=한국인의 가치관은 ‘성취’보다는 ‘안정’과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1.8%가 ‘건강’을 꼽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적 풍요’(21.0%)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가족관의 변화도 뚜렷하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55.9%에 그쳤다. 배우자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는 ‘성격’(69.3%)이 압도적이었다. 과거 중요하게 여겨졌던 ‘직업(장래성)’은 5.8%에 불과했다.
◆다문화 사회 진입…“노동력 확보에 도움”=우리 사회의 다문화 수용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 66.0%는 다문화 가정이 ‘국가 노동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문화가 국가 결속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56.5%로, 이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내 거주 외국인의 행복도(6.8점)가 내국인(6.4점)보다 높았지만, 이들 중 43.7%가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주된 이유로 ‘출신 국가’(52.9%)를 꼽아 포용적 사회 조성을 위한 과제를 남겼다.
◆바라는 미래 ‘성숙한 민주주의’ 첫 1위=국민이 꿈꾸는 이상은 ‘물질적 풍요’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희망하는 미래상 조사에서 ‘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31.9%)가 1996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28.2%)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이 ‘높다’라고 평가한 비율은 46.9%로 ‘낮다’(21.8%)라는 의견보다 우세했다. 이는 우리 국민이 경제 성장을 넘어 사회 시스템의 성숙과 민주적 가치 실현을 더 중요한 국가적 목표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