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농정춘추] 축산물 유통구조개선, 건강한 유통주체 육성으로부터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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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춘추] 축산물 유통구조개선, 건강한 유통주체 육성으로부터



박일진 완주한우협동조합 이사장 2025. 11. 9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의 안정적인 공급과 불합리한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농식품 수급·유통구조개혁 TF를 구성·운영 중이다. 유통구조 개선의 주요 내용으로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도매시장 중심으로 유통구조를 재편하고 이를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해 유통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유통구조 개선의 대상과 목표가 오프라인 도매시장을 겨누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축산물 유통구조는 건강한가’라고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농산물과는 다르게 축산물 도매시장 문제는 크지 않은 것 같다. 일부 부산물 경매에서의 문제를 제외하면 축산물 도매시장은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 축산물 유통의 문제는 도매시장 문제가 아니라 도매 이후 소매에 이르는 이 구간의 구조가 문제다. 도매시장에서 경매 이후 축산물 가격은 급등한다. 도매시장까지의 유통비용은 평균 20% 이하 수준이다. 유통비용의 나머지 80% 정도가 도매 이후 과정에서 발생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하는 축산물유통정보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우소비자 가격을 100으로 볼 때 농가수취가격은 47이며 유통마진은 53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2022년의 경우 생산단계 한우 가격은 6.9%p 하락했지만 소비단계에서는 오히려 2.7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물 유통의 경우 생산자 수취가격은 전체 축산물 가격대비 50%도 안 되며, 생산단계 축산물 가격이 하락해도 고기 가격은 인상되는 특별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특별한 유통구조로 인해 축산물의 유통비용은 크게 상승했으며 전반적으로는 축산물 가격을 상승시켜 국내산 축산물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2023년 실시한 식품산업원료소비 실태조사에서 식품기업들은 국내산 축산물을 기피하는 원인으로 높은 가격을 주요하게 꼽았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우려되는 점은 축산물 중 일부 품목이 무관세로 수입돼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가격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축산물은 2026년부터 줄줄이 무관세 수입을 앞두고 있어 국내산 축산물의 가격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속한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그간의 축산정책이 가격경쟁이 아닌 품질경쟁 방향을 채택했고, 이를 통해 국내산을 차별화하고자 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품질향상으로 인해 발생한 생산 비용이 아닌 과도한 유통비용으로 발생한 축산물 가격의 인상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농산물이든 축산물이든 유통구조개선의 핵심과제는 유통 주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유통주체가 건강하고 합리적이며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어야 유통개선이 가능해진다. 축산유통구조를 보면 도매단계에서 한우를 제외한 나머지 축종들은 축산기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며 소매단계에서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기업형 매장들의 비중이 큰 상황이다. 따라서 축산물 유통개선을 위해서는 도매 분야에서 축산기업에 대응하는 건강한 민간 주체를 육성해야 하며 소매단계에서는 자본과 기업의 일방적 이윤추구에 대응하는 생산자 단체형 소매유통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덴마크, 핀란드 및 유럽과 일본의 사례를 보면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한 축산협동조합이 유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합리적 유통시장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축산물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생산자단체형 유통조직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축산 관련 생산자단체 유통조직들로는 농축협, 품목조합, 영농조합 등이 있다. 이런 조직들은 충분히 축산기업과 자본에 대응할만한 전문적인 역량도 갖추고 있다. 이들을 활용하면 축산분야에서 합리적이고 건강한 유통주체 구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체 축산물 유통시장에서 보면 이러한 조직들의 규모가 아직은 영세하고 영향도 제한적이다. 이를 감안해 전국적으로 연계하고 연대하게 하는 품목조합이나 사업조직연합회 등을 육성하는 것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축산업계는 단계적인 관세 폐지로 인한 수입육과의 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관세라는 보호장벽이 사라진 축산시장에서 과도한 유통비용이 국내 축산업을 병들게 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문제가 될만한 지점들을 꼼꼼히 살피고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