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예비농업인제도 성공하려면 안정적 농지 확보 뒷받침부터
2025.11.10
운영자
조회수 : 1,293





전문가·청년농, 시급 과제 꼽아

희망 조건 맞는 토지 미리 확보

후계농 선정 후 임대방식 제언

컨설팅·교육체계 구체화도 필요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25. 11. 10



정부가 청년농 정책의 방향을 ‘양에서 질’로 전환하며 ‘예비농업인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농 숫자 확대에 집중했던 기존 정책이 ‘빚쟁이 청년농’을 양산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청년들이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안정적으로 농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새로 마련하려는 움직임이다.

정부는 약 2년간 농업경영체 등록 없이 컨설팅과 교육을 받으며 영농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 설계를 검토 중이다. 예비농업인제도 도입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정책 설계의 정교함이 부족하면 기존 청년농 지원제도의 한계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와 청년농 모두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농지 확보 지원을 꼽는다. 현행 청년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은 농업경영체 등록을 전제로 지원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청년들이 급하게 농지를 확보한 뒤 경영체를 등록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부적합한 토지를 구입해 경영에 실패하거나 폐농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향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예비농의 희망 농지 수요를 파악해 청년후계농으로 선정되면 해당 농지를 임대하는 ‘스탠바이 농지사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연수 기간에 특정 작물 재배 계획이 있으면 그에 맞게 농지 기반을 정비해 임대하는 식”이라고 제언했다.

일본 아키타현과 미야자키현은 신규 취농자가 안정적으로 영농을 시작할 수 있도록, 희망 조건에 맞는 농지를 미리 확보해 관리하고 연수 종료 후 임대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들이 충분한 연수와 검증 과정을 거친 뒤 자신에게 맞는 농지에서 영농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초기 실패를 크게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정부는 예비농업인에게 컨설팅과 농업법인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농업기술 습득과 경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체계 마련이 과제로 떠오른다.

유하열 한국후계농업경영인충남도연합회 청년부회장은 “농사 주기가 보통 1년인데 2년간 어떤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 또 기상 상황 등으로 농사가 실패했을 때는 어떤 보완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농업법인에 들어가 배우는 과정도 법인은 값싼 인력으로 청년농을 활용하려 하고, 청년들은 경영 기술을 익혀 창업하려는 목적이 있어 서로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청년농에게 창업자금을 융자 형태로 지원하고 있지만, 낮은 농업소득으로 상환이 쉽지 않은 구조가 이어지면서 자금 운용 역량을 높일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청년농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지만, 이 자금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느 수준의 수익으로 상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며 “농업도 결국 하나의 사업인 만큼, 유통 구조나 판로 개척 등 사업 설계 전반을 다루는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심한 정책 설계를 위해 모니터링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후주 충남 아산 주원농원 대표는 “앞서 청년농 지원사업에서는 모니터링과 후속 지원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예비농업인제도를 섬세하게 다듬는 과정에서 청년들이 직접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전국 단위의 정례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