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기자수첩] 농산물 ‘소비지’ 가격에 매몰된 농정
202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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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농산물 ‘소비지’ 가격에 매몰된 농정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5. 12. 14



지난 정부부터 이번 정부까지 농산물 가격에 대한 관심이 좀체 수그러들질 않고 있다. 새 정부는 조금 다를까 잠시나마 품었던 미약한 기대감이 물먹은 솜사탕처럼 사라진 지 오래다. 여전히 정부에선 농산물 가격 ‘안정’에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문제는 농산물 가격 안정 정책의 방향이 오직 소비지가격만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난한 이상기후와 그로 인한 생산량 감소는 아랑곳 않고 소비지 가격 상승만을 지레 과도하게 우려 중인 정부는 할인 지원과 수입 확대 등 말 그대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명절 등에만 일시적으로 실시되던 할인지원 사업은 상시화한 지 오래고, 해당 사업이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인지 대형유통업체 배를 불리기 위한 것인지 의문 또한 끊이질 않고 있다. 와중에 기후이변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와 생산량 감소를 동시에 겪어내는 생산자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언론의 관심 또한 일시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 소식에만 쏠려 있다.

최근 몇 년간 정부는 농산물 ‘소비지’ 가격 안정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에 칼을 뽑아든 상태다. 쏟아내는 다양한 방안들의 실효성에 지적이 뒤따르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손대지 않은 도매유통 분야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엔 이견을 제시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소매유통 개선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은 안타깝다. 소매유통의 경우 소비지가격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지만, 해당 분야가 농식품부 권한 밖인 까닭에 도매유통 개선과의 연계를 꾀하기 어렵다. 몇몇 전문가들 또한 최근 산지·도매·소매 전체 단계를 아울러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의 농식품 소매유통을 농식품부가 관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농업 분야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유통마진의 50% 이상이 소매단계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소비단계 가격뿐 아니라 생산단계 가격 안정에도 관심 갖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