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지 전수조사, 반드시 시행돼야
한국농정신문 2026. 3. 1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비농민의 농지 소유 문제를 언급했다. 농지가 투기의 대상이 돼 버린 지 오래지만, 농지를 구입하지 못해 귀농을 접어야 하는 현실에 대한 언급은 한국 농업 현장의 핵심적인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 특히, 그동안 많은 요구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던 농지 전수조사를 지시한 것을 크게 환영한다.
헌법에 “국가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지만,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한 법안은 거의 전무한 반면 이를 허물기 위한 농지법 개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만일 이들 개정안이 통과되면 농지 투기는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기에 대통령의 언급이 갖는 무게감은 매우 크다. 농지는 한번 훼손되면 온전한 복구가 거의 불가능하고,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을 가로막기 때문에 농지에 대한 소유나 개발을 엄격하게 제한해 왔지만, 투기 세력들은 이 제한을 무너뜨리려는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농업진흥지역 축소나 농지 소유 조건 완화가 마치 농민의 재산권을 보호해 주는 것인 양 위장하기도 했다. 틈만 나면 규제 완화조치를 활용해서 자신들의 배를 채워왔고, 미리 얻은 개발 정보를 이용해 농민의 주머니로 돌아가야 할 몫마저 가로채는 일이 횡행했다.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작 의무 조건조차 수행하지 않은 채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례는 전국 각지에 비일비재하고,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한 공익직불금마저 임차농으로부터 가로채 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우리가 바라는 바는 언급한 대통령의 지적이 부동산 투기 극복을 넘어 농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국회에도 농지 전수조사 특별법안이 제출돼 있고, 농민단체도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지만, 이러 저러한 이유로 실시된 적이 없다.
전수조사를 통해서 농지에 대한 투기뿐만 아니라, 고령화에 따른 농지 이양, 농업회사법인의 농지유용, 공익형 직불금 부정수급 등도 파악해야 한다. 전수조사를 통해서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견인해 낼 토지 이용 방식에 대한 청사진도 만들어 낼 수 있는 만큼, 철저하게 준비된 후속 조치가 조속히 시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