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날로 커지는 FTA 농업피해…“‘유명무실’ 보완대책 강화를”
202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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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규모액, 당초 예상치 웃돌아

축산·곡물 분야서 실제 충격 커

개방 여지 남아 있지만 대처 부족

각종 지원 집행률 낮고 예산 감액

현장 “피해보전직불제 연장 시급”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11. 30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농업 피해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보완대책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피해는 계속 누적되고 대응은 축소되는 구조가 고착되면서, 제도 연장과 실효성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FTA 농업 피해 커졌지만, 개방은 현재진행형=우리나라는 2004년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미국·유럽연합(EU)·인도 등 지금까지 22건의 FTA를 체결하며 총 59개국에 시장을 개방했다.

이 가운데 농업 개방률이 97.9%에 달하는 한·미 FTA는 가장 큰 충격을 남긴 협정으로 평가된다. 실제 농식품 무역수지 적자는 2020년 76억달러에서 2024년에 80억달러로 확대됐으며, 축산과 곡물 수입 증가가 적자규모를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규모는 당초 전망치를 넘어섰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1년 사전 영향평가에서는 농업생산 피해액을 6569억원으로 추정했으나, 2023년 이행평가에서는 발효 10년간(2012~2021년) 연평균 피해액이 6752억원으로 183억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축산과 곡물 분야에서 실제 피해가 컸다. 한육우는 1215억원에서 2400억원으로, 돼지는 1406억원에서 1918억원으로 확대됐다. 곡물은 보리가 13억원에서 32억원으로, 두류는 145억원에서 206억원으로 늘었다. 한·EU FTA에서도 발효 10년간(2011~2020년) 연평균 곡물 피해는 예상치(10억원)보다 실제 피해(91억원)가 더 크게 나타났다.

개방으로 인한 농업계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 3월 한·중·일은 그간 중단됐던 3국 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6월에는 태국과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이 열렸다. 9월에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가 논의되기도 했다. 10월에는 말레이시아와의 FTA 협상이 타결됐다.

◆FTA 국내 보완대책, 저조한 실집행률=FTA 피해가 사전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보완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FTA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총 43조8484억원을 배정해 보완대책을 추진해왔다. 대책은 정책 목표에 따라 ▲FTA 직접피해지원 ▲품목별 경쟁력 제고 ▲근본적 체질개선 등으로 나뉜다.

피해보전직불제의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 집행률은 37.0%에 그쳤고, 올해 7월 기준 집행률은 0%였다. 같은 기간 지원된 품목도 평균 3개에 불과했다.

장윤정 예정처 경제산업사업평가과 예산분석관은 “지급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실제 피해 농가에 지원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품목별 경쟁력 강화사업도 실집행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은 2022∼2024년 평균 융자 53.0%, 보조 58.3%였고, 원예시설현대화사업은 지난해 기준 41.4%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FTA 국내 보완대책 예산은 2024년 1조4292억원에서 올해 5053억원, 2026년에는 1224억원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피해보전대책 연장해야”=현장에서는 FTA 보완대책을 연장하고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장 예산분석관은 “대부분의 FTA 국내 보완대책이 종료됨에 따라 예산규모와 사업 범위가 축소되고 있다”면서 “향후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측면에서 FTA 국내 보완대책 사업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성과분석을 통해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최근 성명서를 내놓고 “(이달 일몰되는) FTA 피해보전직불제가 사라지는 순간, 피해는 오롯이 농민의 몫이 된다”며 “정부는 농업수입안정보험을 대책이라 말하지만 정작 핵심 피해 품목인 한우를 포함한 주요 축산물이 배제됐고,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매년 지적받는 ‘유명무실한 기금’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에는 FTA 피해보전직불제의 일몰 기한을 2035년 12월까지 10년 연장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