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동양일보] 현장에서/ 기후위기 속 배추 수급 안정과 김치 소비 회복 방안
202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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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기후위기 속 배추 수급 안정과 김치 소비 회복 방안



전승규 충북도농업기술원 주무관 2025. 12. 30



매년 김장철이 다가오면 연일 뉴스에서는 배추 물가 상승 소식이 전해진다. 우리 집 식탁에 빠질 수 없는 김장의 주재료인 배추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레 김장 준비에도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다. 배추는 매년 작황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예측할 수 없는 폭염과 집중호우로 인해 배추의 생산량과 품질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소비적인 측면에서도 배추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김장 문화가 점차 변화하면서 가정에서 대량으로 김장을 담그는 일이 줄어들고, 외식이나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배추 소비 자체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생산량은 줄어드는데 소비마저 줄어들면 농가 입장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소비자 김장의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김장량을 줄이거나 전년과 비슷하다”고 답한 반면 “늘리겠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배추 물량이 공급되기 전엔 가격이 높아 일찍 김장을 하기엔 비용이 부담되어 주부들은 김장 시기도 점차 늦추는 추세다. 11월 중순 이후 김장을 계획한 비율이 73.1%로 전년(72.4%) 대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국내 김치 소비는 1인당 연간 36.5kg 수준으로 지난 10년간 22% 감소했다. 이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이자 국민 건강식인 김치의 위상이 서서히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음식인 김치소비량을 늘리고 그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생산과 소비자의 적극적인 김치소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배추의 수급안정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책이 요구된다.

배추 주산지에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관행적정식과 수확 시기를 분산해 특정 시기에 물량이 몰리지 않도록 해야한다. 폭염, 장마 이후에는 배수정비와 통풍 개선, 예방적 약제 관리 등으로 병해충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강원도 고랭지와 평지 출하를 연계한 릴레이 체계를 구축해 생산ㆍ수급 공백을 줄이고, 가격 급등 시에는 CA저장 봄배추 활용 등 즉각적인 물량확보 조치로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소비 확대 전략을 위해서는 첫째, 김장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소량·소포장 절임배추와 김장 키트를 다양화하고, 1인 가구나 맞벌이 가정 등 소규모 가구에서 손쉽게 김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김장철 할인 및 김장체험, 공동김장 등 행사 운영을 통해 참여 문턱을 낮추고,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로컬 김장 세트'' 같은 상품을 개발한다면 우리나라 김치와 김장의 문화적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다.

외식업계와 연계한 ‘무한리필 김치요리 Day’, ‘김치 신메뉴 Week’ 등 생활 속 캠페인도 김치 소비 회복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배추는 단순한 채소가 아니라 김치라는 국가적 식문화를 지탱하는 뿌리 작물이다. 따라서 배추의 안정적 수급은 농업인 소득뿐 아니라 국민 먹거리 안전과 직결된다. 동시에 김치 소비 회복은 전통음식의 계승과 건강한 식생활을 이어가는 길이다. 생산과 소비의 두 축을 균형 있게 살피고, 지자체·기관·농가·소비자가 함께 협력할 때 “기후에 흔들리지 않는 배추, 우리의 일상에 스며드는 김치문화”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