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변상문 차관설’에 뒷목 잡는 농민들
202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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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농림축산식품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관. 〈KTV〉중계영상 갈무리




업무보고 ‘칼답변’에 현혹된 여론…실제론 ‘사실 왜곡 보고’

평소 불통 및 고압적 태도도 논란…‘현장감각 취약’ 지적

“송미령 유임도 모자라 변상문이라니” 농민단체 날선 비판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5. 12. 17



대통령 업무보고에서의 ‘칼답변’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변상문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국장). 급기야 공석 상태인 농식품부 차관 후보로까지 부상하자 농업계에서 엄청난 역풍이 일고 있다. 그동안 그가 보여 온 고압적 태도와 실책 때문이며 화제의 ‘칼답변’ 또한 사실은 정보를 크게 왜곡했다는 지적이다.

변 국장은 생중계로 진행한 지난 11일 농식품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유전자조작(GMO) 콩·옥수수 현황을 묻는 이재명 대통령의 질의에 막힘 없는 답변으로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실은 변 국장을 업무보고 모범사례로 치켜세웠고, 유력 유튜브 채널에서도 조명되면서 대중적 인기가 치솟고 있다.

분위기를 탔다고는 하지만 차관 인사설은 엄청난 파격이다. 식량정책과장에서 국장으로 영전한 게 불과 올해 3월. 채 10개월도 안돼 또다시 승진이 거론되는 건데 심지어 실장 직책을 건너뛴 2단계 승진이다. 실현된다면 농식품부 내부 인사체계를 뒤흔들 만한 대사건이 된다.

파격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그 유일한 이유인 업무보고 ‘칼답변’이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는 것이다. 답변이 화제가 된 이후 농민단체·먹거리단체·농업전문가·전문언론·개인 등 농업계 곳곳에서 답변 내용이 대부분 틀렸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지적은 답변의 거의 모든 구절마다 따라붙고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게 “수입 식용 옥수수는 전분당을 만드는데 그건 Non-GMO”라는 보고다. 전분당은 수입 GMO 옥수수의 대표적 사용처로, 실제 GMO 완전표시제를 결사반대하는 단체 중 하나가 한국전분당협회다. 심지어 사회적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제임에도 변 국장은 “통제·관리를 잘 하고 있나? 국민들이 믿을 만한가?”라는 대통령의 물음에 “그렇다”고 단정지었다.

콩 생산량 보고도 마찬가지다. 변 국장은 국내 콩 생산량을 묻는 대통령 질의에 “8만3000톤을 올해 예상한다”고 답했지만, 실제 정부가 전망하는 올해 콩 생산량은 15만2000~15만4000톤이다. 실제 수치를 절반이나 축소해 보고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허위보고라기보단 표현 방법과 범주의 차이로 오해가 생겼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 해도 대통령의 질의 의도에 어긋나는 답변으로 혼선을 초래한 정황은 분명하다. 질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기계적 업무보고는 자칫 대통령의 상황인식과 정책판단을 왜곡시킬 소지가 있다.

문제는 단지 왜곡 보고에서 끝나지 않는다. 농업계는 이번 사태에 비판을 넘어 분노를 쏟고 있는데, 변 국장이 고질적으로 달고 있는 태도 논란 때문이다. 수많은 농민단체가 공통적으로 증언하는 바, 변 국장은 농민단체와의 소통을 유난히 기피하며 이 때문에 현장감각이 취약한 공무원으로 꼽힌다. 덧붙여 비판적인 언론엔 취재 비협조를 넘어 적개심을 드러내며, 농식품부 조직 내에서도 예의와 관련된 구설이 흘러 나오는 실정이다.

A농민단체 대표는 “전임 국장들은 농민단체들과 오며 가며 자연스러운 만남·대화가 가능했는데 변 국장은 전화통화조차 부하직원을 통해 주고받고 있다. 농민들과 대화를 나눠야 현장과 사실관계를 잘 알 수 있는데, 그게 안 되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오류를 많이 말한 것 같다”고 탄식했으며, B농민단체 간부 역시 “매우 일방적이다. 농민과 함께하는 공개석상에서까지 반농민적 언사를 하는 등 농민과 공감하지 못하는 행정관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소통의 부재는 정책의 결함으로 나타난다. 윤석열정부 때부터 이어 온 ‘농업 민생 4법 반대’와 ‘벼 재배면적 8만ha 감축’ 등 이례적일 정도의 ‘불통 농정’을 주관한 게 변 국장이며 이후 벌어진 논콩·가루쌀 포화, 쌀 부족 등 양곡정책의 총체적 실패 역시 변 국장이 책임자의 위치에 있다. 적어도 근래 몇 년 동안은 공보다 과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변 국장의 급작스런 인기는 그 근원이 허무하리만치 단순하다. 보고 내용의 사실 여부나 그간의 실적·행적과는 상관없는, 오로지 업무보고 1분여 동안 보인 ‘자신 있는 어조’ 하나뿐이다. 어조 하나만으로 ‘업무보고 모범사례’라 치켜세운 대통령실의 경솔함 역시 우려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뜩이나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유임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진보성향 농업·먹거리운동 진영의 민심 이반을 한층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전국먹거리연대는 17일 성명에서 “지난 6월 이재명정부는 윤석열 내란농정의 책임자 송미령을 농식품부 장관으로 유임했다. 그 결과 대통령이 공언한 ‘국가책임농정’의 약속은 허공으로 날아가고, 내란농정이 이어지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내란농정의 공범이자 식량정책 실패의 책임자인 변 국장을 차관으로 임명한다면, 그것은 새로운 농정을 실현하기 위해 남태령을 넘었던 농민들을 우롱하는 일이며 이재명정부 농정 또한 내란농정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스스로 선포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