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규 동화청과 부사장이 도매시장 활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 받아주고, 다음 날 입금”… 도매시장은 ‘공공 인프라’
“시세·물량 데이터로 출하 의사 결정하라” 농업인에 조언
한국농업신문 박현욱 기자 2026. 2. 27
지난 26일 충남농업기술원 스마트온실(딸기) 교육 현장에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동화청과가 참여했다. 동화청과는 연간 농산물 거래매출 1조원 규모로, 국내 도매시장법인 ‘톱3’에 꼽히는 곳이다.
이날 강연에 나선 한진규 동화청과 부사장은 2시간 동안 ‘도매시장의 이해’와 ‘활용법’을 설명하며, 도매시장을 단순한 판매처가 아닌 ‘농산물 거래의 기본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그는 “도매시장과 농업인은 ‘원팀’”이라며 “도매시장은 농업인이 가격·정산·거래정보 측면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제도”라고 강조했다.
◇ “도매시장 모르면, 시장을 절반만 보는 것”
한 부사장은 도매시장에 직접 출하하지 않더라도 도매시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 농산물 유통량의 절반가량이 도매시장을 통해 거래되기 때문이다.
그는 “직접 출하하지 않더라도 생산·유통의 절반은 도매시장 가격과 물량 흐름을 기준으로 움직인다”며 “스마트팜을 운영하더라도 유통을 모른 채 생산만 최적화하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생산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출하 타이밍과 유통 채널의 조합이 수익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 도매시장 출하 이유 ① ‘거부 없는 수취’
농업인들이 도매시장을 선택하는 첫 번째 이유로 그는 ‘수취(受取) 거부 불가’ 구조를 들었다. 도매시장은 농산물을 팔 곳이 없어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어떤 물량이든 받아 거래하도록 설계된 공적 장치라는 것이다.
마트·납품처·플랫폼은 사전 계약 조건이나 규격·품질 기준에 맞지 않으면 납품을 거부할 수 있다. 반면 도매시장은 원칙적으로 물건을 수취해 경매에 부쳐야 한다. 이는 출하자가 ‘판매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 부사장은 “이 구조가 곧 높은 가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적어도 ‘팔 곳이 없다’는 최악의 상황을 제도적으로 막아주는 장치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도매시장 출하 이유 ② “경매 다음 날 정산”
두 번째는 정산의 속도와 확실성이다.
그는 도매시장의 정산 구조를 “경매가 끝나면 낙찰 정보가 즉시 기록·통지되고, 다음 날 정산돼 통장에 입금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단순히 빠르다는 점이 아니라,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이다. 유통 채널이 다변화될수록 대금 결제 기간은 길어지고, 연쇄 부실 위험도 커진다. 일부 대형 유통사나 플랫폼의 경우 결제 기간이 수 주에서 수 개월에 이르기도 한다.
시설투자·인건비·자재비가 선투입되는 농업 경영 구조에서 대금 회수의 확실성은 곧 비용 관리와 직결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 “공정성은 기록으로 담보된다”
도매시장 거래의 약 90%가 경매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매의 강점은 투명성이다. 한 부사장은 “특정인에게 물량을 몰아주는 거래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전자경매 도입 이후 누가 얼마에 응찰했는지 기록이 남고, CCTV와 거래 로그 제출도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경우 감독기관이 관련 기록 제출을 요구해 검증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도 덧붙였다.
◇ “정보는 무한히 있다”… 출하 전 ‘데이터 확인’ 필수
한 부사장은 출하여부와 관계없이 “도매시장 데이터는 반드시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도매시장 거래정보에는 품목·산지·규격·중량·가격이 공개된다. 최근에는 기간별 시세, 계절별 가격 흐름, 물량 변화까지 비교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최소 세 가지 의사결정을 개선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