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현실 동떨어진 도농 구분…손질 목소리
202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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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 중심 분류 탓 불이익

농촌지역임에도 정책서 ‘동’ 제외

도농복합시·도시권 주변서 문제


인구감소지역 지정 단위 손보고

농촌 정의 재논의 필요성 제기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12. 18



광주광역시 광산구의회에 최근 ‘광산구 농민 역차별 해소 지원을 위한 조례안’이 발의됐다. 1988년 광산군이 광주광역시에 편입된 뒤 관할 지역의 행정구역이 ‘동(洞)’으로 분류되면서 농업지역임에도 각종 농업·농촌 정책에서 배제돼 온 현실을 바로잡자는 취지다. 조례안은 구청장이 시·군 지역 농민과 비교해 광산구 농민이 어떤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는지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대책을 마련하도록 규정했다. 농업경영체 등록정보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광산구 농민은 1만504명에 달한다.

광산구 사례는 행정구역 중심의 도농 구분이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농업에 종사하고 농촌과 유사한 생활 여건을 갖췄음에도 ‘동’이라는 이유로 정책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런 문제가 최근 농어촌기본소득 추진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상지역을 군 단위로 한정한 농어촌기본소득을 둘러싸고 ‘농촌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내 농촌 정책은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도농을 구분 짓는다. 한 예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과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특별법’은 농촌지역을 시와 군 가운데 읍·면 전 지역과 동 지역 중 ‘국토계획법’상 도시지역을 제외한 곳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괄적인 구분 방식은 지역의 실제 생활 여건과 괴리를 낳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한계는 도농복합시와 도시권 주변부에서 특히 뚜렷하다. 경남 양산시 서창동·소주동·평산동·덕계동은 산으로 둘러싸인 생활권임에도 2007년 읍에서 동으로 전환된 이후 농어촌 특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 지역의 인구는 3만명에 못 미치며, 소주동은 올 11월 기준 인구가 1만9533명에 불과하다.

반면 양산시 물금읍은 부산 도시철도 2호선이 관통하고 신도시가 조성되는 등 도시적 성격이 뚜렷하다. 하지만 행정구역이 ‘읍’이라는 이유로 농어촌특별전형 등 혜택이 적용된다. 11월 기준 물금읍 인구는 11만7069명에 달한다.

심재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농촌을 정의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농촌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구분 방식을 검토해 기존 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인구감소지역을 시·군·구 단위가 아닌 ‘읍·면·동’ 단위로 지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심 연구위원은 “광산구는 같은 지역 안에서도 인구가 급증한 신도시와 농촌 형태의 인구감소지역이 공존하고 있지만 현행 기준으론 이를 구분하기 어렵다”며 “지방소멸대응기금 역시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읍·면·동 단위 지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국회에선 인구감소 등 행정 여건 변화에 따라 2개 이상 동을 통합해 시 설치 이전의 읍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지난해 10월 발의되기도 했다.

중장기적으론 농촌에 대한 정의를 재논의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영국 잉글랜드 권역은 거주지 밀도와 정착지 규모를 따져 농촌과 도시를 나눈다. 인구 1만명 이상 주거지는 도시로, 그보다 작은 마을이나 저밀도 지역은 농촌으로 분류되는데 이 기준은 같은 시 안에서도 소규모 마을 단위까지 적용된다. 행정구역이 같더라도 생활 여건에 따라 정책 대상을 달리 설정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