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 절차 개선 합의,
''비관세 장벽'' 무력화 우려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2025. 11. 13
지난 10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타결된 통상 협상 결과가 국내 농업계를 강한 불안감으로 몰아넣고 있다. 정부는 "추가적인 농산물 시장 개방은 없다"고 발표했으나, 협상에서 ''농산물 검역 절차 개선''에 합의하면서 30년 넘게 막아왔던 미국산 사과 수입의 빗장이 열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검역'' 방어선 붕괴 우려… 농가
"전담 데스크는 패스트트랙" 국내 농산물 시장 개방을 막는 가장 강력한 방어선은 검역(Quarantine)이었다. 농산물에 대한 수입 위험분석(IRA) 절차는 병해충 유입을 막는 합법적인 ''비관세 장벽'' 역할을 해왔다.
특히, 미국산 사과는 1993년 수입 요청이 접수된 이후 IRA 8단계 중 2단계에 묶여 사실상 수입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는 한국 정부가 국내 사과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검역 절차를 신중하게 진행해 온 결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양국이 합의한 ''미국 전담 데스크(US Desk)'' 신설은 농가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농민들은 이 전담 창구가 검역 심사에 필요한 자료 공유 및 협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IRA 절차를 수년 내에 끝내도록 압박하는 ''패스트트랙''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농가 관계자는 "관세를 막아냈다고 하지만, 검역이라는 마지막 방패를 스스로 내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전담 창구를 통해 32년 묵은 미국산 사과 수입 절차를 가속화하면 국내 사과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절규했다.
농업계는 미국산 사과가 수입되면 국내산 사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주 출하 시기에 수입 물량이 겹치면서 농가 소득 기반 자체가 흔들릴 것을 걱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