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중심’ 농업정책‥‘무조건’ 농산물수입‥‘발동불능’ 가격안정제
올해부터 미국산 농축산물 관세율 완전철폐…이재명정부 ‘무대책’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6. 1. 9
‘송미령 딜레마’ 로 시작된 이재명정부의 농정이 새해 벽두부터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내란농정’ 으로 일컬어지는, 농업을 물가 안정 ‘도구’ 로만 이용하는 윤석열정부 농정과 다르지 않은게 곳곳서 감지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전 윤석열정부 때와 똑같이 ‘선제적’ 물가안정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달걀·달걀가공품 수입에 나선다고 최근 밝혔다.
또 올해부터 미국산 농축산물이 전면 무관세 수입되는데도 불구, 이에 합당한 농업보호 대책은 준비조차 안하고 있다
# “후퇴한 ‘농업4법’ 을 쥐고”
뿐만 아니라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농업4법’ 은 쌀 공정가격제가 사라지는 등, 현실적 농업 빈곤을 더욱 열악한 방향으로 부추기고 있다. 농산물값 폭락, 태풍·홍수 등 이슈화가 됐을 때 농업피해를 법률·제도로 해결한다는 당초 목적은, 추진 실체가 모호한 지경이다.
일례로 농안법 개정안 내용 중, 쌀과 채소 등 주요 농수산물의 시장가격이 시행령이 정한‘기준’아래로 내려가면 정부가 생산비 등을 고려해 차액 전부나 일부를 보전한다고, 가격안정제 내용에 담았다.
그러나 기준가격 산정을, ‘생산비 등을 고려’ 한다고 명시해놨기 때문에, 법률대로 생산비만 따져서 기준가격을 정한다면 시장가격의 등락에서 겪는 농민 피해여부를 절대 책임질 수 없게 된다. 통계상 농산물 생산비가 시장가격보다 높은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법률 개정안대로 생산비를 산정해 기준가격을 정하면, 아무리 시장가격이 폭락해도 가격안정제 발동요건이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정부로부터의 차액보전은 어림없는 소리인 것이다.
시장격리 유무를 판단하는 쌀 기준가격. 기준가격제가 삭제된 양곡관리법은 식량안보의 정체성이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은 할증을 없애는 조건에‘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로, 할증 제외 조항을 뒀다. 정부 시행령에 따라 할증자격을 정한다는 뜻이다.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 또한, ‘복구비 이외 재해 이전 생산에 투입된 비용을 지원한다’ 는게 주요 골자지만, 농어업재해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보험목적물이나, 보험가입 여부 등이 재해지원 자격을 판단하는 항목에 포함돼 있다. 일반 보험 성격이 사라지지 않았고, 이는 정부의 농정 성격과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시장논리의 보험 매커니즘’ 이 정책처럼 현장에 적용돼 농민들에게 혼선을 야기할 공산이 크다.
# “농산물 수급조절 수입산으로 해결!”
이재명정부는 농산물 수급조절 정책도 수입산 완급조절로 처리하는게 전 정부와 같다. 농식품부는 농축식품 관련 물가안정 보도자료를 7일자로 내면서, 여지없이‘소비자 중심’의 농산물가격 낮추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싸니까 수입해서 푼다는 논리다. ‘선제적’ 물가안정을 위해 신선란 224만개 시범 수입, 달걀가공품 정기 할당관세 물량 4천톤 조기 도입, 육계 부화용 유정란 ‘충분히’ 수입 등을 내걸었다.
농산물 수급을 물가관리 수단으로 삼고, 주요 컨트롤 도구로 수입산 비축·방출을 이용한다는 이전 ‘내란농정’ 작동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이와관련해 이재명정부 유임 당시의 송미령장관의 발언이 재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는 유임된 송 장관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여당 쪽은 농망법 발언을 사과하는 한편, 정권 변화에 따른 분명한 자세 전환을 주문했다. 야당 쪽은 ‘배신자’ 로 몰았다.
이때 송 장관은 “소신은 바뀌지 않았다. 농민·농촌·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재명정부의 농정을 놓고 본다면, 송 장관 말대로 소신은 바뀌지 않았다. 유임 이유였던‘정책의 지속성’도 한눈에 알아볼 정도다. 이재명농정은 ‘전 정부와 같이 쉬운 것만 손대고 있다’ 는 얘기가 나온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스마트농, K-푸드수출, K-펫푸드 등 농업·농민·농촌과는 거리가 멀고, 무책임 행정에 편중되고, 미국에 개방 문은 활짝 열고, 물가를 핑계로 농산물값 낮추기에 매진하고, 쉽게 한다” 고 일갈했다.
이 관계자는 “농정의 수반인 장관이 그대로 유임됐는데도 정책 방향이 바뀐다는 말에, 믿고 항거하지 않았던 게 잘못이라면 잘못” 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