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제주 당근 생산비도 못 건질 판…수확하기 두렵다”
202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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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당근농가 양영태씨(왼쪽)와 김희준 구좌농협 상무가 최근 당근 거래 동향과 전망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공급과잉·소비부진에 시세 저조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 수준

생산량 60%↑…6만3800t 전망

수확 미루고 타지역 출하에 촉각

“정부 발 빠른 대비책 마련 절실”



농민신문 제주=심재웅 기자 2025. 11. 15



“이대로라면 수확해도 적자가 불 보듯 뻔합니다. 그렇다고 수확을 포기할 순 없으니 그저 막막할 뿐입니다.”

최근 찾은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의 한 당근밭. 농장주 양영태씨(53)는 수확을 앞둔 당근을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전국 당근 생산량이 늘고 소비는 부진한 탓에 시세가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뚜렷한 반등 여지도 없어 겨울당근 수확이 임박한 제주 농민들은 그야말로 울상이다.

보통 11월 중순께, 일찍 파종한 밭부터 수확이 시작되지만 올해는 수확에 나서는 농가를 좀처럼 찾기 힘들다. 이영철 제주당근연합회 사무국장은 “지금 수확해봐야 작업비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농가들이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본격 수확이 이달 내 시작될지도 불투명하고 12월 상순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희준 구좌농협 상무는 “강원지역 출하가 마무리되고 충북 영동 등지로 출하지가 내려왔어야 하는데 올해는 물량이 많아 전체적으로 출하가 밀리는 중”이라며 “제주 당근 출하기에 다른 지역 저장물량까지 풀리면 가격이 더 곤두박질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활발했던 밭떼기도 얼어붙었다. 양씨는 “밭떼기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가격을 평년보다 대폭 낮춰도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수확을 미루며 추이를 지켜보려는 농가가 많지만 수확 적기를 놓치면 상품성이 떨어져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11월 관측에 따르면 여름당근 생산량 증가로 지난달 20㎏ 상품 한상자 평균 도매가격은 2만3045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같은 달(7만3472원) 대비 68.6%, 평년 동월(5만5014원)에 비해선 58.1% 내린 수치다.

11월 들어 시세는 오히려 더 떨어지는 모양새다. 둘째주 서울 가락시장 당근 경락가는 20㎏ 상품 한상자 기준 1만8000~2만원에 머물렀다. 이는 5만5000~6만1000원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제주 당근 생산량도 평년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돼 가격 침체는 지속될 전망이다. 구좌농협이 자체 추산한 올해 제주 당근 예상 생산량은 지난해 생산량 4만t보다 60%가량 많은 6만3800t에 달한다.

이에 농정당국의 발 빠른 대비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내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다른 작물을 재배하던 농가까지 올해 당근으로 전환해 대란이 예상된다”며 “농가가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는 방책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