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농지제도 개선 농업단체 토론회’. 임미애·오기형·이원택·문금주(이상 더불어민주당)·신장식(조국혁신당)·전종덕(진보당) 의원 주최, 11개 농민·시민단체 주관이다. 강선일 기자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농지제도 개선 토론회
농민·전문가·정부, 농지제도 공공성 강화 방안 모색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5. 12. 16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11개 농민·시민단체와 6명의 국회의원이 마련한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농지제도 개선 농업단체 토론회’가 열렸다. 최근 농지제도를 둘러싼 현장과 국회의 난맥상이 여실한 가운데, 제도개선에 보다 공적 관점을 투영하기 위한 자리였다.
첫 발제는 박석두 농어촌사회연구소 박사가 맡았다. 농지의 이용을 오로지 농업 목적으로 효율화해야 한다는 건 그의 오랜 지론이다. ‘경자유전’을 엄수하는 게 어렵다면 적어도 ‘농지농용’을 위해 농지 임대차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임대인을 우대(임대 장려)하고 오히려 임차인의 자격조건을 강화해 유능한 임차인에게 농지를 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론자들은 발제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근본적인 의제를 끄집어냈다. 강순중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농지정책에 철학이 없다. 농지는 한번 훼손되면 원상회복이 어렵고 식량자급률 하락으로 직결된다. 정부가 식량자급률 제고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최소 필요면적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완화 일변도의 농지정책을 비판했다.
정승민 한국4H중앙연합회 사무국장은 자기 땅 없이 불안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청년농들의 상황을 호소하며 “임대차 이전에 국가가 개입해 농지가 자연스럽게 흐를(은퇴·이양) 수 있도록 하는 시도를 한 번이라도 해 봤나. 해보고 안되면 임대차를 얘기해야 하지만 해보지도 않는 건 정부의 방관”이라고 지적했다.
농지제도의 묵은 논란인 ‘8년 자경농지 양도소득세 면제’ 제도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중장기적인 제도 폐지는 물론, 단기적으론 자경이 아닌 임대인에게까지 면제를 확대하자는 제안(임대차 활성화 목적)도 등장했다. 다만 오다은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 사무관은 이 단기 대책이 농지 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오세형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부장은 제도개선 논의에 덧붙여 “농지법 개정의 원동력이 무엇이었나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LH사태’ 때 농지개혁이 가능했던 건 국민적 관심사가 모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끼리의 논의를 넘어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며 사회적 공론화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토론의 중요한 한 축은 친환경농업이었다. 친환경농민들은 최근 농지제도의 모순에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으며 한살림연합·한국친환경농업협회 등 관련단체들이 토론을 주도적으로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영근 변호사는 헌법의 경자유전·임대차 조항을 유연하게 해석해 친환경농업·청년농·공동경영체 등 특정 주체들에게 농지임대차·세제 등의 혜택을 줄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김후주 주원농원 대표, 곽현용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정책자문위원 등 친환경 생산자 패널들이 현장의 어려움을 차례차례 짚어냈다. 김후주 대표는 “농지를 시장에만 맡겨둘 경우 농지는 결국 농업에서 멀어진다”며 농지 매매·임대차 관리, 장기임대차 보장 등 친환경농지 확보를 위한 정부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선 김기환 농지과장과 임영조 친환경농업과장이 함께 참석했다. 김기환 과장은 △식량안보를 위한 농지 총량 확보 △농지 임대차 효율화와 공적 관리 △농촌특화지구·영농형태양광 정책과 연계한 농지 보전 등 정부가 구상 중인 농지제도 개선안을 설명했고, 임영조 과장은 최대 현안인 친환경 임차농 인증취소 문제에 대해 “시급히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데 몇 달 동안 고민했음에도 정부가 당장 해답을 내놓기 어렵다. 사회적 공감대와 논의가 계속 일어났으면 한다”며 정부 내 논의 진척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