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농지제도 ‘뜨거운 감자’ 부상…대통령 투기농지 매각 발언 파장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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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월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회의 ‘경자유전’ 원칙 강조

농지가격 두고 농민 입장 갈려

현행법·구매 한계 문제도 제기

농지은행이 매입해 청년농 임대

관리기구 도입 등 공공개입 거론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6. 3. 3



이재명 대통령의 휴경 농지 강제 매각 발언의 파장이 거세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농지가 정치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이번 발언은 정부·국회에서 이뤄지는 농지제도 개편 논의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오로지 땅이란 이유로 다 올라서 시골 야산도 만원(3.3㎡·1평당)짜리가 없다”면서 “귀농·귀촌을 하려고 해도 터를 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투기 수요에 따른 농지가격 상승이 국가과제인 인구의 비수도권 유입을 방해한다는 문제의식이다.

파장이 번지는 건 우선 농지가격에 대한 상반된 시각 때문이다. 농지가격이 비싸 청년농이나 규모를 키우려는 전업농의 진입장벽이 되는 건 사실이다. 농지은행의 ‘지역별 표준지 공시지가 현황’을 보면 2025년 전국 농지 평균가격은 1㎡(0.3평)당 4만2314원이다. 2016년 3만252원에서 오름세를 탔다. 농가소득이 연 5000만원 언저리임을 고려할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다만 농지 소유 농민, 특히 은퇴를 앞둔 고령농 시각은 다르다. 도시 대비 농촌 땅값은 낮고 그나마 지목이 농지인 경우 개발 가능성과 거래 빈도가 떨어져 가격이 더 낮게 평가된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용도별 지가지수를 보면, 전국 지가지수가 2016년에서 2025년 31.9% 오르는 사이 전국 농림지역 지가지수는 22.3% 오르는 데 그쳤고 그나마 군지역 농림지역 지가지수 상승률은 17.1%에 머물렀다. 대통령 발언에 “잘 오르지도, 팔리지도 않는 땅을 언제까지 갖고 있으라는 거냐”는 반응이 농민들 사이에서 나온 배경이다.

해법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있다. 이 대통령은 ‘경자유전’ 원칙을 강조하면서 전수조사 후 가짜 농민의 농지는 강제 처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처분 대상 농지라도 ‘앞으로 농사를 짓겠다’고 하면 바로 강제 처분할 수 없고, 소유자가 내놓는다고 해도 농지가격이 농업소득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일반농가는 구매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일단 대안으론 공공 개입이 거론된다. 이향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좋은 농지는 농지은행이 선매협의권을 갖고 우선 매입, 청년농 등에 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 취지가 ‘농지는 농업에 이용돼야 한다’는 것이라면 굳이 경자유전에 매몰돼 소유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박석두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는 “비농민의 농지 소유 자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들이 농사를 안 짓고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하는 것”이라면서 “비농민 농지 소유의 동기가 되는 8년 자경 때 양도소득세 면제 조항을 없애는 대신 장기 보유하면서 농가에 임대하는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이때 임대차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임대차거래 허가제 및 이용조정권을 지닌 농지관리기구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점은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일단 규제 강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농지 소유와 이용·전용 규제 완화 중심으로 전개돼온 최근의 농지제도 개선 논의에 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부 차원의 대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농지를 ‘뜨거운 감자’로 띄우며 제도개선을 독촉하고 있다. 유력 지방선거 입지자의 농지 소유 문제가 정치 이슈로 떠오르는가 하면 각 예비후보도 저마다 농지제도 개선을 기치로 내걸고 농심을 공략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