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강원도 1차 산업] 2. 무분별 수입 신음하는 농가
지난해 배추 2만여t 수입 역대최다
무 공급량 충분 불구 수입량 늘어
강원도민일보 이설화 기자 2026. 1. 15
“배춧값 상승하면 정부는 시장 가격 안정만 이야기하지요. 수입산 농산물 들어오면 농민들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생산비도 못 건지는 농민들이 허다해요.”
고랭지 무·배추 주산지인 강원도가 수입산 농산물 확대로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 폭염·병충해에 따른 작황 부진에 수입산 무·배추가 늘면서 농민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14일 본지가 수출입통계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전국 배추 수입량은 2만305t(전년대비 391% 상승)을 기록해 역대 최고로 나타났다. 2022년 2030t, 2024년 4135t 등 작황 부진에 따라 수입량이 늘었지만, 지난해처럼 2만t이 넘은 사례는 처음이다.
무도 마찬가지다. 무 가격이 상승한 2024년 당시 수입량은 1만6647t으로 전년대비 452%가 늘었고, 지난해에도 1만9734t을 수입하면서 2024년 대비 19%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초 무·배추 무관세(1~4월) 조치를 발표하며 ‘수급 안정’을 언급했다. 수입물량에 대해선 가공업체 등에 유통되며, 국내산 배추 유통 통로인 가락시장에는 거의 반입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또, 쌈배추 등이 ‘배추’와 동일한 수출입코드를 사용하고 있는 까닭에 배추 수입량에 쌈배추 수입량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원도내 농민들의 증언도 비슷하다. 수입 배추의 많은 양은 김치 공장 등으로 반입된다. 하지만 이같은 배추 수입의 증가가 배추 가격 전반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강릉 왕산면 대기리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김홍래 씨는 “수입산 배추가 가공공장에 대량으로 납품되면서, 품위가 낮은 배추를 유통할 창구가 없다”고 했다.
또, “정부가 한창 배추 출하가 많은 시기에 배추 수입을 한다”며 “가격이 너무 없다. 생산비조차 건질 수가 없으니 문제”라고 호소했다.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배추 수입 물량이 가장 많았던 때는 9월이다. 한달 동안 전년 수입량보다 많은 4830t이 들어왔다.
무는 지난해 작황이 좋아 공급량이 충분했음에도 수입량이 늘었다. 지난해 10월 초 기준 무가격은 5년 평균의 47% 수준이었다.
홍천 내면에서 무 농사를 짓는 맹재혁 씨는 “수입 농산물로 국내 농가는 설 자리가 없다”며 “누가 농사를 지으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원도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은 2021년 5143㏊에서 4년새 계속 감소해 2025년 3305㏊로 36%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