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농지제도 개선 토론회에선 현장의 애로점을 바탕으로 한 제언들이 이어졌다.
‘농지제도 개선’ 국회 토론회
15년 후 비농업인이 84% 소유
경자유전 원칙 무용지물 우려
소유→이용으로 제도 전환 필요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12. 16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비중이 절반에 이르고, 15년 뒤에는 전체 농지의 84%가 비농업인 소유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농지 제도를 소유 중심에서 합리적 이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농지를 ‘보유하면 유리한 자산’이 아닌 ‘순환돼야 할 생산기반’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지임대차 신고제도’ 도입과 함께 자경 8년 이상 양도소득세 감면 규정을 폐지하고, 대신 농지의 농업적 이용을 유지하는 임대인에게 즉각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논의는 더불어민주당 임미애·오기형·이원택·문금주 의원과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진보당 전종덕 의원 등이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농지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농지 이용 효율화를 위한 농지 임대차 제도 개선방안’을 발제한 박석두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는 “농지법의 소유 자격 규제에도 불구하고 2015년 기준 전체 농지의 43.4%가 비농업인 소유였다”며 “현재는 이 비중이 더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70세 이상 농가 고령화와 낮은 영농 승계율을 고려하면 15년 후에는 전체 농지의 84%가 비농업인 소유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22년 기준 임대차 농지는 전체 농지의 47%, 임차농가는 전체 농가의 50%에 달한다”며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경자유전 원칙과 농지법의 임대차 금지 규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농지 가격이 수익지가를 크게 웃돌아 영농 수입만으로는 농지 매입이 어려운 현실에서 소유 중심 접근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장기간 안정적인 농지 임대차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경 8년 이상일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면제)하는 현행 제도가 위장 자경을 부추겨 임대차 분쟁과 농지 정책 왜곡을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안으로는 ‘농지임대차 신고제도’ 도입이 제시됐다. 박 이사는 “신고만으로 법이 허용하는 임대차로 인정하고, 신고대장을 작성·비치해야 한다”며 “농업진흥지역 안에서 임대차를 신고한 임대자에 대해서는 자경 여부와 관계없이 농지 양도 시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농지관리기구를 도입해 농지 매매·임대차 관리, 농지 이용 조정과 집적·집단화, 농지 전용 심의 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농지 합리적 이용·보전이 ‘핵심’···세대전환 직불제 신설 제안도
‘농지 이용 제도 개선’을 발표한 이영근 법률사무소 온마음 변호사도 “장기적으로는 8년 자경 시 부여되는 양도소득세 감면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농지를 장기간 경작지로 제공해 농지 보전에 기여한 경우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지를 보유하면 유리한 구조에서 ‘농지를 넘기면 유리한 구조’로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승민 한국4-H중앙연합회 사무국장은 “세대전환 직불제를 신설해 고령농이 청년농에게 임대·매도할 경우 직불금을 지급하고, 지역 내 승계를 조건으로 직불 단가를 차등하는 등 농지 순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농지 제도의 본질은 소유 중심에서 이용과 합리적 보전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며 “미래 세대가 지속가능하게 농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농지를 적정하게 보전해 넘겨주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임대차 문제에 대해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환 농림축산식품부 농지과장은 “현장의 문제는 부재지주의 위장 자경에서 발생한다”며 “공동영농과 농지이용증진사업을 통해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농업인 간 임대차 확대에 대해서는 “농업인 자격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도소득세 감면 제도와 관련해서는 “자경 요건 중심의 감면이 현재 농지 현실에 부합하는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다은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 사무관은 “실제 농업인과 부재지주를 제도적으로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면 자경 농지 양도세 감면 제도 개편도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며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향후 세제 개편 논의에 참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