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째 제자리인 농업 외 소득 3700만원 제한은 농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청년e그린협동조합은 지역 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호평을 받고 있지만 농업 외 소득 문제로 조합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청년e그린협동조합 영농대행 작업 모습.
2007년 가구 평균 소득으로 산정
16년째 제자리, 현실과 크게 괴리
초과 땐 공익직불금 등 정책 배제
‘부부 합산’ 탓 청년농 활동 제약도
2024년 가구 평균 7427만원 감안
새로운 기준·분류 체계 도입 필요
한국농어민신문 홍천=이우정 기자 2025. 12. 12
6년째 제자리인 ‘농업 외 소득 3700만원 제한’이 농업인의 실제 소득 구조와 달라진 농업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장의 다양한 농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농업 외 소득이 연 3700만원을 초과하면 공익직불금 등 주요 농업 정책에서 배제되는데, 이 기준금액은 2009년 제도 도입 당시 2007년 전국 가구 평균 소득(3674만원)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으로, 2024년 전국 가구 평균소득이 7427만원임을 감안하면 현실과 크게 괴리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연충흠 하이디치유농원 대표는 처음 농사짓는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42년 농사 경험을 살려 현장 중심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교육을 꾸준히 이어 왔다. 그러나 최근 농업 외 소득 문제로 직불금에서도 배제되고, 의료보험도 100% 인상되면서 올해 12월 교육 신청을 전부 막아놓은 상태다.
연 대표는 “초기 농업인들은 어느 규모의 농지에 어떤 작물을 심었을 때 얼마나 벌 수 있는지 가늠하지 못 한다”며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고자 교육을 시작했고, 교육 수입을 모교에 기부해 감사장도 받았지만 오히려 농외소득으로 분류돼 손해가 생기니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대학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교육을 받으러 찾아오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신규 농업인의 정착률을 높여 미래 농업 기반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을 확대시켜도 모자랄 판에 하지 말라는 꼴이니 마음이 꺾인다. 농업 활성화와 미래 농업 기반 확대 등을 위해서는 농업 외 소득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농업 외 소득 제한은 청년농들의 활동에도 제약이 되고 있다. 여성·고령농민·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홍천군과 청년e그린협동조합이 진행하는 영농대행 작업 서비스는 만족도가 높아 이용자들의 감사 편지가 이어질 정도다. 실제로 홍천군의 농작업 대행 건수는 2020년 105건에서 지난해 237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영농대행 수입 역시 농외소득으로 분류되면서 조합 확대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윤대기 청년e그린협동조합장은 “영농대행 사업은 수확 전 청년농에게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고, 지역에서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취약 농가 경영비 절감에도 큰 역할을 한다”며 “그러나 일정 금액 이상 사업을 진행하면 세금 상승, 공익직불금·반값농자재 불이익 등으로 오히려 손해가 발생해 활동을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요즘 부부가 모두 농사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농업 외 소득을 부부 합산으로 계산하다 보니 애초에 영농대행 참여가 어려운 청년농도 많다”고 답답해했다.
윤 조합장은 “지자체는 농가 소득을 홍보할 때 농외소득을 포함해 실적을 강조하지만, 실제 제도에서는 농외소득이 많으면 각종 정책에서 제한되는 모순적인 상황”이라며 “농업소득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운 시대에 농업과 연계된 서비스 활동까지 농외소득으로 분류하는 현 제도는 농업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 특히 청년농들이 농촌에서 안정적으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맞는 기준과 분류 체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