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농정연구센터가 서울 용산구에서 ‘농업인 사업자등록이 농업현장에 미치는 영향과 과세체계 합리화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농업인 사업자등록제’ 필요성엔 한목소리…연착륙방안은
농식품부 ‘제도 도입’ 검토 중
건강보험료 부담 등 농민 ‘민감’
‘사업형농가’ 중심 적용 논의해야
‘인센티브·제도 연계’도 방법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12. 22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인 사업자등록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정책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자등록제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높다. 하지만 농민의 조세 저항 가능성과 고령농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인 만큼 제도 도입 과정에서의 연착륙 방안 마련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농정연구센터는 18일 ‘농업인 사업자등록이 농업현장에 미치는 영향과 과세체계 합리화 방향’을 주제로 제374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농업인 사업자등록제 논의의 배경에는 농업을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농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농가소득 파악이 전제돼야 하지만, 현재 농가소득 통계는 약 3300가구를 표본으로 한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농가경제조사에 의존하고 있어 현장 실태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홍정학 새길택스 세무사는 “사업자등록은 정책 대상자의 자격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정책 자금과 각종 지원을 꼭 필요한 농민에게 보다 정밀하게 집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세법’상 대다수 농민은 사업자등록 의무를 지지 않는다. 실제 농업인 사업자등록 비율은 약 6.05%에 불과하다. ‘소득세법’에 따라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 재배업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그밖의 작물재배업도 연간 수입금액이 10억원 이하일 경우 비과세다. 홍 세무사는 과세 특례를 폐지하더라도 전체 농가의 약 94%는 소득세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도입 필요성은 높지만, 농민 수용성이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건강보험료 부담이 민감한 쟁점으로 주목받는다. 김도형 충남 당진시 농산물유통팀장은 “사업자등록 이후 자녀의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며 월 10만∼20만원 수준의 건강보험료를 부담하게 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도 도입에 앞서 효과를 농가가 직접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청년농 등을 대상으로 경영비 계산과 기장을 해보면 경영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난다”며 “기장을 통해 자신의 경영 상태를 확인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 대상을 정교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영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농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형 농가와 고령화된 영세농가로 극명하게 양극화돼 있다”며 “(평균에 맞춰 정책을 추진하기보다) 사업형 농가를 중심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명헌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장에서 기장을 통해 경영 분석의 편익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경험이 확산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농업계 여론 주도층이 먼저 효과를 체감하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센티브 제공과 정책 연계의 필요성도 함께 제시됐다. 윤석환 농정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농업경영체 가운데 청색신고를 한 농가 비율이 44.6%에 달한다”며 “정식 부기 방식으로 신고하면 약 65만엔(616만2910원)의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농업수입안정보험 가입 시 청색신고를 의무화하는 등 인센티브와 제도를 연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사례를 참고해 참여를 이끌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