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해수위 법안소위 제정안 처리
국가·광역 ‘최소 분담률’ 명시
무주·횡성 등 자체 도입 나서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6. 2. 27
농어촌기본소득 법제화가 첫단추를 꿰면서 사업 지속 추진 기대감이 커진다. 일부 지역에선 자체 재원으로 사업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이른바 ‘농어촌기본소득법 제정안’을 처리했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주민들에게 조건 없이 일정 금액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사업으로 올해는 10개 군에서 시범 추진된다.
시범사업 시행 전후로 불거진 여러 쟁점은 법제화 과정에서 정리되는 모양새다. 가장 관심을 받은 건 재원 조달 방안이었다. 현재는 국가가 40%, 광역지방자치단체가 30%, 기초지자체가 30% 분담하는데, 지자체가 재원 부담을 호소하면서 이같은 체계를 만들기까지 진통이 컸다.
소위 통과 법안은 정확한 분담률은 시행령에서 정하되 국가가 전체 재원의 50% 이상을, 나머지 50% 중 광역지자체가 절반 이상을 분담하도록 명시한 걸로 파악된다.
지급대상은 ‘30일 이상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상 해당 농어촌지역에 주소를 두고 계속 거주하는 주민’으로 설정됐다. 다만 학생·군인 등 다양한 왕래인구를 포함할지는 사업지침에서 정하도록 했다.
법안은 정부가 5년 단위로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위원회(삶의질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본소득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대상지역은 계획상 선정 방침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지급액은 도농 소득 격차,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삶의질위원회가 심의한 액수로 정해진다.
법안은 농해수위 전체회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여야 합의로 소위 문턱을 넘은 만큼 남은 절차도 긍정적 전망이 나오지만 법사위 단계에서 재정 분담률 등을 두고 재정당국의 반대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급액 등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수도권·대도시에서 멀수록 더 지원한다는 국정 원칙에 따라) 멀리 있는 곳은 중앙정부 지원도, 수혜 액수도 늘리는 것을 길게 봐서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업이 제도적 기틀을 갖춰가는 가운데 10개 군 외에도 자체적으로 비슷한 사업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나타난다. 전북 무주군이 대표적으로, 무주군은 3월부터 기본소득을 연간 80만원 지급한다. 이를 위해 주민 설문조사, 무주군 기본소득위원회 및 무주군의회 협의,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등을 거쳤다.
강원 횡성군은 2030년부터 자체 재원으로 군민에게 기본소득을 월 20만원 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재원 마련을 위한 수익사업 발굴에 나섰다. 홍천군에선 주민 연명을 통해 ‘홍천주민수당 조례’ 제정을 청구한 상태다.
이런 움직임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각 후보 공약과 맞물리며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대상지로 선정되지 않고도 자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 등 국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법에서 명쾌히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