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설 대목장에서 과일은 높은 시세를 유지하면서도 거래가 원활했던 반면 채소는 도매시세와 판매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
설 대목장 어땠나 chr(124)_pipe 사과·배 강세…만감류도 판매 훨훨
한국농어민신문 이두현기자 2026. 2. 20
올해 설 대목장에서 과일류와 채소류는 희비가 교차했다. 과일은 전반적으로 시세가 높게 형성되고 소비도 원활해 명절 물량이 대부분 소진된 데 반해 채소는 대목장 시세 상승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재고도 많이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설 대목장을 지난 농산물도매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 과일
설 대목 물량 소비 원활, 만감류 판매 호조
대과 줄었지만 거래 원활
설 지나도 시세 안정 전망
설 대목장 기간 과일류는 대체로 원활한 거래가 이뤄지며 지난해 연말부터 시세가 다소 부진했던 만감류까지 도매가격이 상승, 그야말로 대목 분위기가 형성됐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설 직전 2주 기간 사과(5kg, 상품)와 배(7.5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4만5000원 내외로 지난해 설 대목장과 비슷한 수준의 시세를 유지했다. 이재희 중앙청과 상무는 “사과의 경우 대목장 수요가 높은 선물용 대과 물량이 부족함에 따라 품질 등급에 따른 시세 편차가 컸다”며 “배 역시 사과 시세가 강세를 유지함에 따라 덩달아 다소 높은 도매가격을 대목장 끝까지 유지하며 원활하게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과일 중도매인들은 설 대목장에서 대체로 원활한 영업을 이어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석록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장은 “대형마트, 온라인유통업체 등이 지속해서 산지를 발굴하며 고품위 상품을 선점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점차 도매시장에 반입되는 대과, 고품질 상품이 줄어들어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이번 설 대목장에 확보한 과일들은 전반적으로 소비가 원활해 대부분 소진됐다. 이에 대다수 과일 중도매인들은 설 휴업 이후 며칠간 적극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만감류의 경우 사과, 배 가격 강세의 반사 이익과 더불어 당도 등 맛도 올라오면서 설이 가까워질수록 시세가 상승했다. 가락시장에서 레드향(3kg, 상품)은 2월 초 2만원 초반에 평균 도매가격이 형성됐다가 설 직전인 12~14일에는 3만원 내외에 거래되며 1만원 가까이 시세가 올랐다. 김한수 서울청과 경매사는 “설 대목장에 접어듦과 동시에 레드향이 완숙기를 맞아 맛이 제대로 들어&#160좋은 시세를 받으며 판매가 원활히 이뤄졌다. 레드향은 설 연휴 이후 일주일 정도면 출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후 만감류는 천혜향을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며 3월 말에서 늦으면 4월 초까지 출하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한수 경매사는 “천혜향은 원래 레드향보다 완숙기가 늦어 이제야 맛이 들기 시작했다”며 “향후 만감류 소비는 소분 판매 위주인 만큼 9kg 벌크 작업한 상품이 도매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앞으로 딸기 2화방 물량과 더불어 토마토, 참외 등 다양한 품목의 출하가 증가하며 대체적인 과일류 도매시세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채소
소비 부진으로 매잔품 많아
명절 소비패턴 변화에 먹구름
시금치 등 소폭 상승 그쳐
전반적으로 대목장 분위기가 올랐던 과일에 비해 채소류는 소비가 부진해 중도매인들이 확보한 물량이 원활히 소화되지 않아 대목장 직후에 매잔품이 많이 남았다.
채소류의 대표적인 명절 성수품인 시금치(4kg, 상품)는 가락시장에서 설 직전 2주 평균 도매가격이 1만7594원으로 1월 평균가 대비 2000원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배성호 동화청과 상무는 “채소류는 주요 성수품 도매가격도 지난달 대비 소폭 오르는 정도에 그쳤다”며 “이마저도 원활하게 판매되지 않아 중도매인 매잔품이 많이 남았다. 이에 명절 휴업 직후 물량 확보에 따른 시세 반등 효과도 미미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런 소비 부진이 단발적인 이슈가 아니라 앞으로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거와 달리 설 대목장의 분위기가 많이 퇴색됐다는 것이다. 이하영 가락공판장 중도매인협의회장은 “몇 년 전까진 설 대목장이 들어서기 전부터 애호박, 나물 등 성수품을 미리 확보하고 이를 전부 판매했지만, 이제는 불가능한 얘기”라며 “최근엔 명절 연휴에 여행도 많이 다니고 이전처럼 가족이 모두 모여 음식을 차려 먹는 경우도 적어지며 명절 소비 패턴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