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롯데마트 제주점 주차장에 배송용 트럭이 대기하고 있다. 롯데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온라인 주문 배송이 불가하다.
당정청, 유통법 개정 급물살
판로 확대·가격 협상력 기대
의무휴업일 규제 함께 풀어
농산물 소비촉진 적극 나서
업계, 추가투자 필요에 신중
배송업체 서비스 경쟁 돌입
농민신문 심재웅 기자 2026. 2. 9
정부와 국회가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산지 농산물 출하조직은 판로 확대 기대감을 내비치는 동시에, 차제에 오프라인 매장 의무휴업일 규제도 풀어 농산물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당정청 “법 개정하겠다”=더불어민주당·정부·청와대는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고위 협의회를 열고 현행 오프라인 중심 유통 규제 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으로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협의회 직후 브리핑에서 “당정은 온·오프라인 규제 불균형을 해소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앞서 김동아 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갑)은 5일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본지 2월9일자 7면 보도). 해당 규제는 2012년 민주당 주도로 도입된 것이어서 여당 의원의 법안 발의는 정치권 차원의 정책 선회 신호탄으로 풀이됐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할 수 없고, 월 2회 의무적으로 휴업하는 규제를 받고 있다. 새벽과 휴업일 배송이 제한된 것이다. 2015년 이 규정은 5년 후 효력이 만료되는 ‘일몰 규정’이 적용됐는데, 국회는 2020년과 2025년 두차례 법 효력을 연장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켜 차기 일몰 시점은 2029년 11월이다.
◆ 산지 “환영…이참에 의무휴업일 규제도 풀어야”=농산물 산지는 환영했다. 배정섭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은 “온라인 새벽배송 시장에 경쟁 체제가 들어서면 판매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등 일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중심의 온라인 새벽배송 시장에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농산물 판로가 늘어나고 가격 협상력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참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박진우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상무도 “온라인 시대라고 해도 농산물만큼은 오프라인 비중이 상당하다”며 “새벽배송보다는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로 오프라인 매장 영업시간을 늘리는 게 판매확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업계는 신중론 속 서비스 경쟁 시작=대형 유통업체는 아직 신중한 분위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풀리더라도 새벽배송은 인력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해 대형마트가 사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벽배송 업체들은 서비스 차별화에 속속 나섰다. 소상공인·노동계 반발을 넘어서는 것도 과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9일 성명을 통해 “노동자를 과로사로 내모는 당정청의 규제 완화 합의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도 같은 날 “정부·여당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은 골목상권에 대한 ‘경제적 학살’이자 전 국민 ‘과로사 방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6일 “당정이 소비자 편익과 규제 완화라는 미명 아래 추진 중인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방침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컬리는 9일 “기존 새벽 시간대에 배송되던 샛별배송에 더해 주문 당일 자정 전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자정 샛별배송’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오아시스마켓은 “오프라인 모든 매장에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무인 결제시스템을 전면 도입해 리테일 테크 기업으로서 쇼핑의 새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