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감소…장기화땐 산지 타격
장기저장 안돼 대체판로 찾기도
“높은 수수료 등 거래 개선 필요”
농민신문 심재웅 서효상 이인해 기자 2026. 1. 15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지 50일 가까이 되면서 일부 농산물 산지에서도 피해가 가시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선 소비자 충성도가 높아 농산물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농업계에선 차제에 쿠팡 측의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 등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현주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팀장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일부 감귤 상품 판매가 줄었다”고 전했다. 오 팀장은 “쿠팡은 많을 때 하루 4.5t가량 발주하는 주요 판로여서 자칫 영업정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산지로선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상복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장은 “‘탈팡(쿠팡 회원 탈퇴)’으로 농식품법인들 사이에서는 거래가 축소됐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정확한 피해 상황 등을 연합회 차원에서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부 관계자는 “11월말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발생 직후 판매가 주춤했다가 이후 회복되긴 했다”면서도 “가공품과 달리 신선농산물은 장기 저장이 어려워 산지로선 쿠팡 발주량이 줄면 곧바로 대체 판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도매시장 거래량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가락시장 관계자 A씨는 “쿠팡에 입점해 있는 과일 취급 중도매인이 주변에 있는데, 최근 취급량에 큰 변동은 없다”면서 “쿠팡 사태에도 쓰는 사람은 계속 쿠팡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가락시장 관계자 B씨는 “다만 가락시장은 쿠팡과 거래 성향이 맞지 않아 변화가 적어보일 수도 있다”고 했다.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 비해 쿠팡 측 수수료가 높고 정산 주기가 길어 쿠팡과 거래를 희망하는 중도매인 자체가 적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은 농산물 기준 15일 주기로 대금을 정산해준다. 그런데 쿠팡은 평균 45일, 늦으면 60일까지도 간다. 수수료도 판매금액의 13% 수준으로 타 플랫폼(4.5∼8%) 대비 크게 높다.
쿠팡 측의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쿠팡 측과 연중 안정적으로 거래하고자 때로는 이익을 줄여가면서 공급 중인데, 다른 산지 공급단가가 일시적으로 내려가면 기존 거래 산지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리곤 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가 14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유덕현 서울시소상공인연합회장은 “쿠팡에 입점한 일부 소상공인은 하루 주문이 한자릿수로 급감한 반면 취소·반품 건수는 늘어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