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공세에 밀리고 정부 지원은 ‘생색내기’ 수준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2026. 1. 8
중국산 김치의 공세로부터 국산 김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 온 ‘국산김치 자율표시제’가 시행 수년 만에 존폐의 기로에 섰다.
고물가 속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김치가 식당가를 장악하면서, 인증 마크의 실효성은 떨어지고 예산 지원마저 뒷받침되지 않아 사업 자체가 동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국산 김치의 식당 납품가는 kg당 약 1,700원 수준인 반면, 국산 김치는 3,600원을 웃돈다.
배추 가격이 급등하는 ‘김치 파동’ 시기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정부와 대한민국김치협회가 국산 전환 시 kg당 최대 1,280원을 지원하는 ‘김치 바우처’ 사업을 내놓았지만, 복잡한 신청 절차와 한정된 예산 탓에 현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특히 사업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부족이다.
현재 이 사업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지자체 차원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전라남도 등 일부 지역에 불과하다.
타 지역의 경우 홍보 부족과 인센티브 부재로 인해 식당 업주들이 굳이 번거로운 인증 절차를 밟을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치협회 내부에서도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 증액이나 제도적 보완 없이는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협회 관계자는 “지자체의 지원이 뒷받침되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전국적인 참여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김치 자율표시제는 이름만 남은 제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김치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인 가구 증가와 외식 비중 확대로 식당용 김치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그 빈자리를 저가 중국산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어서다.
김치 유통 관계자는 “‘자율’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업소에 대한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나 대대적인 대국민 캠페인 등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책이 시급하다”면서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마지막 보루인 ‘식당 김치’마저 무너질 경우, 국내 김치 제조 산업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