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국정과제로 도입 추진
40세 미만 영농 희망자 대상
2년간 자금·컨설팅·교육 지원
재정당국, 내년 예산 전액 삭감
현금 중심 지원 한계 목소리도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5. 11. 9
이재명정부가 농정 국정과제로 내건 ‘예비농업인제도’가 안갯속이다. 내년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이 정부안에 한푼도 반영되지 않으면서다. 정부는 국회 예산안 심의단계에서 재원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청년농업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예비농업인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농업경영체로 등록하지 않은 40세 미만 영농 희망자에게 2년간 예비농업인 지위를 부여하고 컨설팅·교육·자금 등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 뼈대다.
현행 대부분의 청년농 정책은 농업경영체 등록 농민을 대상으로 한다. 경영체에 등록하려면 1000㎡(302.5평) 이상의 농지를 소유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충분한 준비 없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창농에 나서는 이들이 많았다. 영농 실패로 인한 후폭풍도 상당했다.
실제로 경영체 등록 3년 이하 청년농에게 최장 3년간 월 110만원, 5억원 저리 대출 등을 제공하는 ‘영농정착지원사업’을 통해 농식품부가 역량이 부족한 청년농을 양산해 오히려 영농 실패 사례를 늘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올해까지 2만여명을 선발·지원했지만 영농 정착률은 미미하다는 평가다. 정책자금 대출 상환이 도래하면서 파산 위험이 놓인 이들도 적지 않다.
이에 예비농업인 기간을 거쳐 정예화된 청년 창업농을 길러낸다는 게 농식품부의 구상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지난 2년) 해마다 4000∼5000명씩 대상자를 선발했는데, 이들의 70%가 비농업계 출신이다보니 창농 성공률이 낮았다”며 “영농정착지원사업의 전 단계로서 예비농업인을 도입하고 이 기간 특화된 교육·지원을 통해 역량 있는 창농 인재를 육성해 이들이 안정적으로 영농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예비농업인제도는 세가지 축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2년간 월 110만원 수준의 영농준비지원금을 지급한다. 강화된 일대일 멘토링, 영농 교육·컨설팅을 제공한다.
영농법인 취업 지원도 추진한다. 법인에 취업해 3개월 이상 근무하는 이들에게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근무 조건이 열악한 법인이 많은데, 생계 걱정 없이 일하면서 영농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재원이다. 농식품부는 연간 1000명의 예비농업인을 지원하는 데 연간 126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초 이같은 구상에 따라 내년 예산안을 수립했지만, 재정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모두 삭감됐다.
제도가 운용되려면 국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확보돼야 하지만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청년농 사이에서도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사실상 현금 지원이 핵심인 제도로 예비농업인의 역량을 충분히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기존 제도와의 차별성을 분명히 하고 예비농업인의 우량농지 확보방안을 마련하는 등 농업현장으로 연착륙을 이끄는 세부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많은 농업계와 정치권에서 제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정부 국정과제로 포함된 만큼 국회 단계에서 예산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예산이 확보되면 보다 구체적인 운용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