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업신문] [분석] 온라인도매시장 방점 찍은 홍인기 유통정책관
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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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인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관이 농산물 유통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 관전 포인트


기준가격 발견·탐색 기능 온라인 이동 시사

가락시장 등 기존 도매시장에 새 역할 유도

도매시장 수수료 정률제 유지…과도 시 조정

면적·비축·계약 재조합…생산·수급 안정 확보



한국농업신문 박현욱 기자 2025. 12. 16



홍인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관이 지난 15일 산지유통혁신포럼에서 정부의 유통정책 방향과 기조를 밝혔다. 이번 강연에서 홍 정책관은 가락시장의 대표 기능인 ‘가격 탐색·발견’ 기능을 온라인도매시장이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온라인도매시장을 국내 대표 도매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에 대해서는 ‘축소’가 아닌 ‘양립’과 ‘공존’을 강조하며, 새로운 역할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홍 정책관의 발표 내용을 한국농업신문이 분석했다.



◇ 온라인도매시장 ‘대표시장’ 선언

“가락시장의 기준가격 발견 기능이 온라인도매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

홍 정책관은 온라인도매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의 ‘보완재’에 그칠 것이라는 유통업계의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온라인도매시장을 국내 대표시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기존 시장을 흔들기”보다 온라인이라는 카테고리를 크게 키워, 기존 도매시장도 그 안에서 새 역할을 찾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 정책관은 2009~2010년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사이버 거래 시도 경험을 거쳐, 2023년 11월 30일부터 규제샌드박스 형태의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인 온라인도매시장이 2년가량 운영되며 거래액이 ‘1조 정도’까지 올라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으며 “연내 통과”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법이 통과되면 온라인도매시장은 시범이 아니라, 정부가 법에 근거해 관리·지원하는 ‘공식 시장’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 거래 구조 차이…‘제도 전환’으로 해석

정부가 온라인도매시장을 ‘단순한 거래 채널’이 아니라 ‘제도 전환’으로 보는 이유는 거래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 있다. 홍 정책관은 기존 도매시장이 위탁·경매 등 제한된 틀 안에서 움직여 왔다면, 온라인도매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 두 주체 중심으로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농가가 직접 판매할 수도 있고(APC·도매법인·벤더 등 다양한 방식), 직접 거래하면 수수료 부담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기존 틀을 깨려는 개념”이라고도 표현했다.

정부가 제시한 성장 시나리오도 공격적이다. 홍 정책관은 2030년까지 온라인도매시장을 7조 원 규모로 키우는 목표를 언급하며, 이 경우 가락시장이 보유한 상징적 기능(전국 농산물 가격의 기준이 되는 ‘기준가격’ 역할)이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

지금까지는 가락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 전국 도매시장, 소매시장, 정부의 각종 지원 기준가격에까지 영향을 줬다면, 앞으로는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가락시장 ''대체'' 아닌 ''역할 재배치''

다만 홍 정책관은 “가락시장을 완전히 대체하는 개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 도매시장 주체들도 온라인을 활용해 상류(거래) 기능을 담당하고, 기존 공간은 물류 거점으로 바꾸는 식으로 조화로운 역할 재배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대체’가 아니라 ‘기능 이동과 재배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홍 정책관은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을 ‘평가·책무·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도매법인 지정 취소가 사실상 작동하기 어려웠던 면이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앞으로는 매년 평가를 통해 부진이 반복되면 개설자가 지정 취소를 의무적으로 하게 하는 장치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도매시장 거래 관행과 서비스 품질을 ‘성과 중심’으로 보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 수수료·공익기금·출하비용…완충장치 도입

도매시장 상장수수료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홍 정책관은 수수료가 가격에 연동되는 구조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영업이익이 특정 해에 급증하면 사회적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내년부터는 수익이 과도하게 높았던 해에는 차년도에 수수료를 조정하는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수수료율 자체를 손대기보다 ‘완충장치’를 넣겠다는 구상이다.

농가 수익 안전장치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홍 정책관은 농가 경락가격이 출하 비용도 못 건질 정도로 떨어지는 사례가 있다며, 내년부터 가락시장에서 도매법인이 자율적으로 출하비용을 보전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공익기금 조성을 확대하고, 법제화 방향도 함께 언급했다.

가격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예약거래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히 도매시장 평가·지정 취소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유도’하는 설계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 소비자 정책…가격정보 앱 추진

생산자·유통 구조 개편이 장기 과제라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단기 처방으로는 모바일 앱 개발을 제시했다. 홍 정책관은 내년에 모바일 앱을 개발해 위치 기반으로 마트별 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전국 도·소매 가격과 온라인 쇼핑몰 가격까지 통합 제공하는 구상을 밝혔다. 레시피 추천, 장바구니 기준 최저가 비교 같은 기능도 언급했다.

관건은 데이터 확보 방식이다. 홍 정책관은 ▲정부 조사체계 확충 ▲온라인몰 데이터 연계 ▲업체의 직접 제공 ▲소비자 참여(영수증·사진 업로드 후 포인트·상품권 환급)까지 가능한 수단을 “다 긁어모으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유통 정책이 ‘시장 구조’뿐 아니라 ‘정보 인프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 생산·수급…‘과잉 중심’에서 ‘안정’으로

생산 부문에서의 관점 전환도 눈길을 끈다. 홍 정책관은 과거에는 “과잉 생산 문제 해결”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기후·노동·농가 소득 구조 등으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과소 생산의 파급이 커지는 만큼, 정부가 지자체 단위까지 추진체계를 잡고 면적을 사전에 점검·조정하며 일부 지원을 투입하는 방향을 언급한 것이다.

비축 정책도 손질한다. 기존의 ‘수확기에 사서 부족할 때 푸는 방식’이 변동을 키울 수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일부는 기존 방식으로, 일부는 계약재배+출하조절(저장·비용·일정 이윤 보전) 형태로 확대하는 구상을 내놨다. 산지 조직이 이를 완충장치로 삼아 계약재배를 넓힐 수 있도록 정부가 위험과 비용을 일부 떠안겠다는 접근이다.



◇ 정책 성공 키워드 ‘신뢰·물류·연착륙’

정부의 유통정책 성공 여부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법·제도에 대한 신뢰다. 온라인도매시장이 ‘정부가 끝까지 보증하는 시장’이라는 인식을 만들려면, 법 통과와 운영체계 개편, 인력 확충 등의 메시지로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그 신뢰가 거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는 물류다. 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뤄지더라도 물류에 병목이 발생하면 대규모 물량 중심으로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정부가 물류체계 확충을 언급한 만큼, 구체적 실행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셋째는 기준가격의 연착륙이다. 기준가격 발견 기능의 이동은 곧 ‘권한의 이동’이다. 반발을 최소화하려면 ‘대체가 아닌 역할 재배치’라는 정부 구상이 현장 설계로 구현돼야 한다.

복수의 유통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통정책 방향의 선명성을 보인 만큼 온라인도매시장의 성공적 안착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수많은 유통 주체들이 참여하는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다각도의 마스터플랜과 포지티브 인센티브 방식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