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서울시의회에서 ‘도매시장 의무휴업일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지난 2일 ‘도매시장 의무휴업일 도입을 위한 토론회’ 개최
도매시장 유통인 비롯해 생산자·출하자 등 열띤 논의 펼쳐
시범사업 지속 추진 및 대안 마련, 논의 확대 필요성 강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5. 12. 5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공사)가 현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일 감축 3차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일 ‘도매시장 의무휴업일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서울특별시의회에서 개최됐다. 지난 10월 20일 임춘대 서울특별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장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일부 개정을 앞두고, 주체별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먼저 임춘대 위원장이 발의하고, 19명의 서울시의회 의원이 찬성 의사를 밝힌 일부조례개정안은 도매시장 휴업일을 매월 1회 추가하되, 추가되는 휴업일의 경우 산지 및 농수산물 유통여건을 고려해 도매시장별·월별 유동적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도매시장의 위치와 면적, 거래품목도 현행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도매시장 휴업 확대는 현재 열악한 도매시장 노동 여건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공사에선 지난 2023년 개장일 감축 1차 시범사업을 실시했으며, 지난해 2차 사업을 거쳐 현재 3차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1차 시범사업 시행 때만 해도 출하자 우려가 극심했으나,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검토 협의체’ 회의를 거듭하며 월 1회 휴무를 전제로 한 시범사업 추진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모아진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비수기·동절기에 집중된 시범사업이 그것도 연간 단 2~3회 이뤄지는 것에 출하자 대부분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실정이다. 시범사업 결과에 신뢰를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에선 서경남 공사 유통물류혁신단장이 시범사업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발제했다. 서경남 단장은 ‘개장일 탄력적 운영’이 유통인뿐만 아니라 생산자·소비자 모두를 위한 것이라 강조하며, 토요일에 휴업한 1차 시범사업과 수요일에 휴업한 2차 시범사업 추진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서 단장은 “전문기관 분석 결과 출하자가 우려하는 경락 가격 하락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토요일에 비해 수요일 휴업이 가락시장 가격 결정 매커니즘에 변동성을 확대시킨다는 분석 결과가 나타나 토요일 휴업이 보다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한 뒤 출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후 토론에선 학계, 유통인 및 생산·출하자 대표 등이 도매시장 휴업 확대에 대한 각계 의견을 개진했다. 먼저 송정환 농어업제도정책연구소 소장은 일본 사례를 예로 들며 도매시장 노동환경 개선은 거스르기 쉽지 않은 부문이라 강조한 뒤, 도매시장 인력난과 고령화는 비용 상승이나 사고 증가 등 여러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는 만큼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 소장은 “협의체 회의를 통해 강조됐듯 생산자와 출하자 측에선 시범사업 몇 번 하고 주5일로 즉시 전환할까 우려가 크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돌다리 두드리듯 천천히 꼼꼼히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킬 필요가 있다”며 “공사에서 현재 시범사업 경과를 밝혀오고 있는데, 가격에 집중된 면이 있다. 가격 말고도 현지에서 작업 여건 악화, 인력 고용 문제 등 다양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만큼 이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유통인과 생산·출하자 측은 확실히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하역노조 등 유통인들은 하나같이 인력난과 고령화, 업무 강도 등을 토로하며 시범사업 지속 추진 필요성과 월 1회 휴업 정착 필요성을 거듭 피력했다.
반면 출하자 측에선 △1·2차 시범사업 통틀어 단 5회에 그친 휴업 결과로 가락시장 월 1회 휴업을 확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주장과 △미미한 데이터로 분석한 시범사업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 △가락시장 경락가를 기준가격으로 삼는 사업(농작물재해보험·농업수입보장보험·채소가격안정제 등)이 많은데 휴업으로 가격이 조금씩 하향평준화될 경우 발생할 농민 피해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 △정가수의·온라인도매시장 확대를 비롯해 산지 저온저장시설 확충 등 피해를 예방할 대안 조치를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제기됐다.
특히 이용규 완도 전복생산자 협동조합 이사장은 “도매시장 인력난의 근본 원인은 노동환경의 문제다. 이 문제는 시장 개설자인 서울시와 정부가 맡아 해결해야 하는데, 모든 논의 과정에 개설자의 역할과 의무는 계속 제외되고 있다”며 “사람은 쉬게 해주되 시장은 쉬면 안 된다. 개설자가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덧붙여 개설자 혹은 지자체가 신규 채용 시 인건비를 보조해주는 등 시장 유통주체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며, 이러한 노력 없이 유통인과 출하·생산자끼리 합의해 휴업을 할지 말지 정하라는 것 자체가 공사의 ‘책임방기’라 지적한 뒤 대안으로 시장도매인 도입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