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등·정책 실패’ 주장에 반박 성명
“쌀값은 농민 생존권… 정쟁 도구 안 돼”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6. 2. 13
최근 정치권에서 쌀값 상승을 두고 ‘정책 실패’라는 비판이 나오자 농업계 전반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정치권의 이 같은 인식이 농업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며, 쌀값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인식 전환과 정책적 고려를 촉구했다.
한종협은 11일 성명을 내고 “현재의 가격 수준을 ‘이례적 급등’이나 ‘정책 실패’로 단정 짓는 시각에 우려를 표한다”며 “농가 경영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 수준을 두고 자극적 표현을 앞세우기보다, 농업·농촌의 현실과 쌀값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인식 전환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같은날 “설 명절을 앞두고 쌀값이 가마당 23만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농민 표 계산’에 밥상 물가가 방치됐고, 쌀값 폭등은 정책 실패의 결과”라고 했다.
한종협은 현재의 쌀값이 급등이 아닌 ‘정상화’ 과정임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20년간 누적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52.9%였지만, 산지 쌀값은 26% 상승에 그쳤다”며 “여전히 생산비 상승이 쌀값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고, 그 부담은 농업인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년 대비 상승 폭이 커 보이는 현상은 기저효과에 따른 결과”라며 “상승폭 만을 부각해 ‘급등’ ‘최고치’로 보도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쌀값이 사회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알렸다. 한종협은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서도 20㎏ 쌀 한 포대 6만 원 수준에서 응답자의 70% 이상이 ‘적정하거나 저렴하다’고 평가했다”며 “쌀값 상승률은 에너지 비용, 외식비 등 다른 생활비 항목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완만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쌀은 구매 주기가 길고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아 단기적 가격 변동이 소비자 부담을 과도하게 좌우하지 않는다”며 “농산물을 단순히 가격 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이 쌀값을 정쟁의 소재로 삼는 데 대해서도 경고했다. 한종협은 “쌀값은 소비재 가격을 넘어 농가의 삶과 생존을 좌우하므로 정치적 논쟁의 소재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농민들이 실제로 받는 쌀 수취가격이 생산비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유통과정에서 농가가 받는 수취가격이 지나치게 낮지는 않은지’부터 세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업 현실과 쌀값이 지닌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농가와 소비자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며 “생산비 상승으로 고통받는 농가의 상황까지 함께 보는 성숙한 관점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