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농어촌기본소득’ 효과 검증 “비경제적 성과지표 고려를”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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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업 추진 ‘속도’ 내지만

‘성과평가 논의 뒷전’ 지적 나와


농경연, 해외사례 분석 보고서

“다차원적 복지효과 검증 필요”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12. 29



‘농어촌기본소득’은 올 한해 농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정책이다. 정부가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만, 성과 평가를 둘러싼 논의는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성과 판단 기준이 ‘인구수’에 머물러 있다며, 입체적인 평가 지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기본소득 해외사례와 시사점 : 핀란드·캐나다·케냐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기본소득 효과 검증을 위해선 삶의 만족도와 사회 참여율 등 ‘비경제적 성과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핀란드는 기본소득의 비경제적 성과가 나타난 사례로 꼽힌다. 핀란드는 2017∼2018년 실업급여를 받던 25∼58세 실업자 중 2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실업급여 상당액인 월 560유로(95만398원)를 기본소득으로 대체 지급했다. 취업이나 추가 소득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급여가 유지되도록 설계해 ‘일할수록 손해 보는’ 기존 복지 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용 증가 효과는 제한적이었지만, 삶의 만족도와 정서적 안정감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실험군이 55%로, 통제군(37%)보다 높았다. 오년호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급여의 안정성과 행정 절차 단순화가 생활 전반의 안정감을 높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케냐는 한국과 유사하게 농촌 주민을 대상으로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했다. 2017년부터 약 2만명을 대상으로 12년 장기 소규모 지급 그룹에는 월 22달러50센트(3만2443원)를, 단기 일시불 지급 그룹에는 500달러(72만950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했다.

실험 결과, 장기·단기 지급 그룹에서 기업수가 각각 14%·20%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확인됐다. 수혜자들이 임금 노동에서 자영업이나 창업으로 노동 형태를 전환하는 경향을 보이면서다. 오 부연구위원은 “수혜자들이 단순한 휴식 대신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생산적 활동을 선택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캐나다는 2017∼2019년 3개 지역에서 약 6500명을 대상으로 단독·성인 가구 기준 연 1만6989캐나다달러(1784만8983원)를 지급하는 식으로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감소와 정신건강, 식품 복지, 주거 안정성 개선 등 긍정적 변화가 확인됐고, 일부 수혜자는 교육·직업훈련 참여 등 노동시장 참여의 질적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기본소득 실험 사례를 보면 기본소득의 효과는 인구 유입 규모와 같은 단일 지표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난다. 오 부연구위원은 “기본소득 실험은 단순한 소득 보조 효과를 넘어 생활 안정성과 심리적 안녕, 자립 역량 강화 등 다차원적 복지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케냐 사례를 토대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지역화폐 사용률과 소상공인 매출 변화 등을 통해 기본소득이 지역의 자생력을 높이는지를 입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