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상주시 모동면의 한 비가림하우스에서 박경환 서상주농협 조합장(왼쪽)과 농민 문병진씨가 수확을 앞둔 샤인머스캣 생육 상태를 살피고 있다.
[추석 대목 과일시장 점검] 포도
경북 주산지 작황 대체로 양호
거봉·캠벨얼리 전년보다 당도 ↑
비가림·노지 물량 몰려 가격 ‘뚝’
민생쿠폰 풀리면 시세 반등 기대
농민신문 상주=정진수 기자 2025. 9. 17
올 추석 대목 포도시장은 어느 해보다 풍성할 전망이다. 샤인머스캣은 비가림·노지 물량이 대거 시중에 풀리고, ‘캠벨얼리’ ‘거봉’도 상품화 대열에 일부 나서면서다. 시세 전망은 대체로 어둡지만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경북 작황 호전…충북 다소 부진= 9일 경북 상주시 모동면의 한 샤인머스캣 비가림하우스. 농민 문병진씨(54)는 당도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최근 일조량이 좋아 당도가 빠르게 올라갔다”면서 “지난해 이맘때엔 12∼13브릭스(Brix)가 나왔지만 지금은 14∼15브릭스가 나왔다”며 반겼다.
동행한 문이순 서상주농협 상무는 “4월 저온과 7∼8월 폭염으로 일부 농가에서 샤인머스캣 한송이당 알이 들쭉날쭉하거나 비대가 부진한 증상이 나타났지만 이는 평년 수준”이라고 전했다.
경북권 ‘거봉’ ‘캠벨얼리’ 주산지도 대체로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신원협 김천 직지농협 과장은 “‘거봉’은 색택·당도 모두 전년 대비 좋다”며 “다만 ‘거봉’은 이달초 출하가 마무리돼 대목 출하량은 전체 거봉 생산량의 5% 남짓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진 상주 중화농협 상무는 “당도 14브릭스를 넘는 ‘캠벨얼리’가 전년보다 많다”며 “다만 7∼8월 폭염 영향으로 일부는 색이 검붉지 않고 불그스름한 상태에서 멈춘 게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권은 상대적으로 작황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동 황간농협 관계자 A씨는 “봄여름 저온·폭염 등 영향으로 올해 영동지역 샤인머스캣 작황은 좋지 않은 편”이라며 “당도 16브릭스를 넘는 물량이 전년 대비 적다”고 걱정했다.
◆샤인머스캣 물량이 전체 출하량 증가 이끌 듯=산지에 따르면 추석 선물세트용 포도는 주로 샤인머스캣이다. 문 상무는 “‘캠벨얼리’는 택배로 보내는 과정에서 열매터짐(열과) 현상이 생기거나 포도알이 물러지는 등 배송에 취약해 주로 가정용으로 소비된다”고 전했다.
손상필 새김천농협 상무는 “추석이 9월에 있는 해는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한 샤인머스캣이 주로 출하되는데 올해는 추석이 늦어지면서 비가림·노지 물량이 대거 출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 지역에서도 비가림·노지 샤인머스캣농가의 3분의 2에서 추석 전 물량을 출하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시세 전망 어둡지만 반등 가능성도=17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샤인머스캣은 2㎏들이 상품 한상자당 8338원에 거래됐다. 전년 9월 평균(1만1404원)과 견줘 26.9%, 평년(1만9672원)보다는 57.6% 낮다.
‘거봉’은 2㎏들이 상품 한상자당 1만5514원에 거래됐다. 전·평년 9월 시세보다 3.0%·8.1% 내렸다. ‘캠벨얼리’ 경락값은 3㎏들이 상품 한상자당 1만3491원으로 전·평년 9월 시세 대비 18.6%·17.6% 하락했다.
이같은 시세 흐름은 대목에도 유지될 것이란 견해가 많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이달 둘째주부터 샤인머스캣 비가림·노지품이 반입되고 있다”며 “당도는 괜찮을지 몰라도 여전히 껍질이 두꺼워 식감이 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물량이 계속 출하되면 소비자 수요는 더욱 하락할 것”이라며 “이달말은 물론 추석 이후까지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반등 가능성도 점쳤다. 표권필 농협강서공판장 경매사는 “포도는 전통적으로 사과·배 다음으로 선물세트용 수요가 많은 품목이고, 22일부터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풀리는 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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