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 4일 연합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2025.9.8
"우리 농산물로 든든하게 한 끼 드리는 것…할만하면 확대"
"초등생 과일 간식·천원 아침밥도 사회적 배려 강화 일환"
연합뉴스 김윤구 전재훈 기자 2025. 9. 8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직장인 식비 지원 사업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지방의 산업단지 가보면 식당이 없는 데가 많다. 우리 농산물로 든든하게 한 끼 드리는 건데 정부가 비빌 언덕이 돼주면 안 되나"라면서 ''따뜻한 농정''을 강조했다.
송 장관은 지난 4일 서울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직장인 든든한 한 끼'' 사업에 대해 "대기업 근로자의 경우 구내식당 등을 통해 양질의 식사를 제공받고 있으나, 중소기업 근로자의 기업 복지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농민이나 먹거리 관련 취약한 분에게 정부가 비빌 언덕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초등학생 과일 간식 지원과 직장인 든든한 한 끼 사업, 천원의 아침밥도 확대하는 것이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직장인 식비 지원 사업은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파일럿 프로젝트로 시도별로 산단을 하나씩 뽑아 거기서 아침밥을 드릴 것"이라며 "이후 내년부터 3년 동안 시범 사업을 해보고 부작용이 많고 효과가 없으면 중단하고, 할 만하면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송 장관과 일문일답.
- 농식품부의 내년 예산안이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었다. 어떤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나.
▲ 햇빛소득마을 조성이나 직장인 든든한 한 끼 사업이 잘 안착하도록 준비하고, 양곡법과 농안법도 내년에 시행되니까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건 국민이나 농업인의 입장에서 정부가 바뀌었다고 체감하는 변화다. 정부가 비빌 언덕 같은 곳이라는 것, ''따뜻한 농정'' 이런 것을 알려주고 싶다.
- 예산안에 신규 도입된 수급조절용 벼 직불금 제도의 실효성은?
▲ 평상시에는 가공용으로 제한해 밥쌀용 쌀 공급을 줄이고 공급 부족 시에는 밥쌀로 전환한다. 공공비축미 예산 1천334억원을 절감하면서 비상시 양곡 공급 기능을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올해 벼 재배면적 조정 과정에서 대두된 다른 작물(콩) 공급 과잉 문제도 다소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구체적 추진방안과 본 사업 구상은?
▲ 인구 감소 지역인 69개군 가운데 6개군의 23만6천명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2년 동안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1인당 월 15만원씩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을 지급한다. 지자체에선 예산도 들어가니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인구가 늘 수도 있고 지역 안에서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 ''직장인 든든한 한 끼'' 사업은 어떤 방식으로 시행하는가. 일각에선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있다.
▲ 정부가 비빌 언덕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방의 산업단지 가보면 식당이 없는 곳이 많다. 우리 농산물로 든든하게 한 끼 드리는 건데 정부가 비빌 언덕이 돼주면 안 되나.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파일럿 프로젝트로 시도별로 산단을 하나씩 뽑아서 아침밥을 드릴 예정이다. 이후 내년부터 3년 동안 시범 사업을 해보고 부작용이 많고 효과가 없으면 중단하고, 할 만하면 확대할 계획이다.
- 햇빛소득마을 500개 조성하기로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영농형 태양광 도입 계획은?
▲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공공부지 내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수익은 마을을 위해 활용하는 모델이다. 내년에 저수지, 마을 공용시설 등을 활용한 햇빛소득마을 100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훼손과 식량 안보를 역행한다는 우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시범 사업을 진행해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하겠다.
- 개정 양곡법의 의무 매입 조항은 어떻게 바뀌었나? 정부에서 우려한 과잉생산 부작용은 없는지?
▲ 기존 안은 초과량과 가격 하락이 일정 기준 이상일 경우 정부가 무조건 매입해야 했지만, 개정 양곡법은 정부가 선제적 수급 조절을 했는데도 작황 호조로 불가피하게 쌀 과잉이 발생했을 때 발동하게 된다. 사후적 조치에서 사전적 수급 관리로 전환했기 때문에 과잉생산 가능성은 작다. 사전에 수급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지난 8월에 개정된 농안법(농산물가격안정제)은 재의 요구했던 이전 안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 개정 농안법은 내년 8월 시행하기 위해 국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자 단체와 협의해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재의 요구했던 농안법은 평년 가격을 기준 가격으로 하는 가격안정제여서 과잉 생산과 생산 쏠림 등 수급 불안을 초래한다는 부작용이 예상돼 제도 도입을 반대해왔다. 개정된 농안법은 선제적 수급관리를 통해 우려하던 부작용을 줄이고, 농가의 기초 소득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쌀값이 상승세인데 가격 안정 방안은?
▲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원래 쌀값 사이클이 햅쌀 나오기 전에 올라 10월 5일에 피크를 찍고 다시 내려간다. 수확기가 막 시작되는 데 쌀을 풀면 생산자 입장에서는 ''수확기 쌀값을 떨어뜨린다''고 할 것이다. 정부는 쌀을 파는 것이 아니라 대여하는 방식으로 3만t(톤)을 최근에 풀었다. 산지 유통업체는 정부 양곡을 이달 말까지 판매하고 새 쌀로 반납해야 한다. 내년 쌀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 미국이 사과 등의 비관세 장벽 완화를 요구해 검역 절차 진행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 농가 경쟁력 강화 및 농가 보호 방안은?
▲ 검역은 (미국 측의 요구가) 절차를 개선하자는 것인데, 상호 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빨리할 수는 없다. 우리 사과가 수입 사과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작은 사과도 수확해 판매하는 전략으로 갈 건지, 당도가 높고 큰 사과 위주로 수확해 한우처럼 프리미엄 전략으로 갈 건지는 고민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과수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마트 과수원 특화 단지를 조성하고 재해 예방 시설 보급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
- K푸드 수출 확대 방안은
▲ 우리 정부가 일종의 국정과제로 채택한 게 재외공관을 K푸드 홍보 플랫폼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가령 공관에서 한국인의 날 행사를 하면 그 나라의 영향력 있는 정·재계, 문화계 인사가 오는데 K푸드가 준비돼있으면 그게 홍보다. 수출을 확대하려는 기업에는 소통 창구로 기능할 수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주력해야 할, 영향력 있는 해외 거점 공관 30개를 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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