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농축수산물 유통 구조의 합리적 개혁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축산물의 불합리한 유통 구조를 지적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농축산물 유통을 혁신해야 한다’는 명제는 수십년 동안 강조해온 사안이다. 복잡다단한 유통단계가 중간 비용을 부풀리고, 합리적인 농축산물 가격 형성을 저해한다는 진단에 기인한다. 온라인을 통한 직거래 확대, 로컬푸드직매장 설치 등 나름의 대안을 만들어왔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이런 노력들이 농축산물 유통의 본류가 아닌 지류인 탓에 한계가 있어서다. 그런 점에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유통혁신 모델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초로 2023년 11월말에 공식 출범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지난해 6737억원의 거래실적을 달성했다. 기존 도매시장을 경유하던 것과 대비해 유통 비용이 7.4% 감소하고 농가수취값은 3.5% 증가하는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는 게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분석이다. 특히 5∼6단계를 거쳐야 했던 유통 경로가 2∼3단계로 줄어 효율성도 높다고 한다. 여기에 힘입어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지원반’을 조직하고, 전용 바우처 신규 지원과 출하·정산 자금 증액,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구축 확대사업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며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온라인도매시장은 공판장·도매시장법인·산지출하조직과 중도매인·식자재마트·가공업체 간 거래(B2B)여서 규모가 크다. 때문에 도매시장과 더불어 농축산물 도매유통의 재구조화를 이끌어갈 한축이 될 수 있다. 우선 덩치를 키우는 데 주력해야겠지만 그런다고 경쟁력이 스스로 생기는 건 아니다. 내실도 다질 필요가 있다. 등급 표준화, 결제시스템 유연화 등 실제 거래에 참여하는 판매자·구매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정책에 신속히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 이용률을 높일 뿐 아니라 유통혁신과 효율화의 모델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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