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 한·미 통상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협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상호·자동차 관세 25%→15% 인하
비관세조치 완화로 美 원예작물 수입 가능성
미국산 사과·배 등 10개 품목 수입 절차 진행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5. 7. 31
한국이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가운데 미국이 과채류 검역절차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산 사과·배 등 주요 원예작물에 대한 수입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된 ‘한·미 통상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미 측의 농축산물 비관세 장벽 축소와 시장 개방 확대 요구가 강하게 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서 한국은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와 자동차와 부품에 적용되는 품목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췄다. 반도체·의약품 등 앞으로 부과될 품목 관세에 있어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
구 부총리는 “오늘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과채류에 대한 한국의 검역절차에 대해 문의하며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며 “그러나 우리 협상단의 끈질긴 설명 결과 미 측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추가 시장 개방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검역 절차 개선 등 기술적 사안에 대해선 앞으로 협의를 이뤄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한국 시각)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대미 통상협상 브리핑에서 “쌀과 쇠고기 시장을 추가 개방하지 않는 걸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미국의 요구로 과채류를 포함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검역 절차 개선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과·배 등에 대한 수입 절차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산 농산물은 미니당근·석류·감자·넥타린·탄젤로·딸기·살구·자두·사과·배 등 10개 품목에 대해 병해충 위험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위험분석절차는 1단계부터 8단계까지 진행된다. 현재 미국 11개주(州)산 감자가 ‘수입허용기준 초안 작성(6단계)’에 들어가 절차상 가장 앞서 있다.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넥타린(핵과류)이 ‘관리방안평가(5단계)’를 진행 중이고, 미당근은 ‘개별병해충위험평가(4단계)’, 캘리포니아·아이다호·오레곤·워싱턴 등 4개주산 서양배는 ‘예비위험평가(3단계)’, 사과는 ‘수입위험분석 절차 착수(2단계)’를 밟고 있다.
나머지 석류와 캘리포니아산 탄젤로·딸기·살구·자두 등 품목은 ‘요청 접수(1단계)’ 단계다.
한편 구 부총리는 이번 미국과의 협상 타결에는 한국이 제시한 1500억달러(약 209조원) 규모의 한·미 조선협력 패키지가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로 이름 붙여진 해당 프로젝트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립과 인력 양성, 공급망 재구축, 그리고 유지보수(MRO)를 포함한 대규모 사업이다.
구 부총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설계·건조 능력을 가진 한국 조선기업들이 미국의 부흥을 도우면서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를 위한 대미 금융 패키지도 2000억달러(약 279조원) 규모로 마련하기로 했다고 구 부총리는 밝혔다. 대미 금융 패키지는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당초 3500억달러(약 488조원)로 알려진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에 대해선 “조선업분야 1500억달러와 2000억달러의 대미 금융 패키지를 합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와 일본의 경제규모를 고려해 일본에 비해 36% 수준의 규모로 합의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편 이번 합의에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 에너지 구매를 향후 4년간 1000억달러(약 139조원)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으나 이는 한국에 필요한 에너지 구매처를 미국으로 확대·전환하는 것으로, 추가 경제 부담은 야기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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