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내 쇠고기 소매가격은 1월 이후 9%가량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식료품점 매대에 적혀 있는 쇠고기 가격. AP연합뉴스
스테이크, 전년보다 12.4%↑
‘사육규모 감소’ 원인으로 지목
사료비 줄이고자 도축 앞당겨
“점차 수입 쇠고기에 의존할 것”
‘높은 가격 장기화’ 분석도 제기
농민신문 정성환 기자 2025. 7. 30
미국 내 쇠고기 소매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가간 관세협상을 통해 자국산 쇠고기 수출을 늘리려는 미국의 시도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우리 정부가 25일 한·미 관세협상 품목에 농산물도 포함돼 있다고 처음으로 공식화한 상황인 만큼 미국 내 쇠고기 수급 동향에 관심이 쏠린다.
CNN에 따르면 미국 내 6월 쇠고기 소매가격은 1파운드(0.45㎏)당 9.26달러(1만2809원)로 1월 대비 9% 뛰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쇠고기 스테이크는 1년 전보다 12.4%, 다진 쇠고기는 10.3% 각각 급등했다.
쇠고기값 인상은 가뭄으로 인한 소 사육마릿수 감소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AP통신에 따르면 2020년부터 3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목초지가 메말라 미국 소 사육농가들은 풀 대신 사료를 먹였다. 이들은 사료값 부담을 줄이고자 소를 빨리 도축해 사육규모를 줄였다. 미국농민연맹(AFBF)에 따르면 올 1월1일 기준 미국 내 소와 송아지는 8670만 마리로 2019년 대비 8% 감소했고 1951년 이후 74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멕시코산 육우 수입을 차단한 것도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은 쇠고기를 생산할 때 도축용 소의 4%를 멕시코에서 들여온다. 하지만 최근 멕시코에서 소 살점을 파먹는 해충이 나타나자 미국은 멕시코 육우 수입을 막았고 육우 공급은 더 줄었다.
외신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확대 허용한 국가에 대해서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례로 호주는 24일(현지시각) 미국에서 도축한 쇠고기 수입 규제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AP통신·로이터통신 등은 해당 조치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대형 투자은행인 웰스파고의 농업 담당 애널리스트 마이클 스완슨의 말을 인용해 “수년 전 미국은 쇠고기 수출과 수입 사이 균형을 맞췄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점차 수입 쇠고기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AFBF에 따르면 쇠고기 수출은 둔화해 5월엔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미국 내 쇠고기값 고공행진이 장기화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AP통신은 “미국 소 사육농가들이 새로 소를 키우더라도 번식·사육에 2년 이상 필요하다”면서 “미국 쇠고기 가격은 최소 2년 이상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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