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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김치 급증에 따른 국내 김치 및 원예 산업계 대응방안 모색 정책세미나가 개최됐다.
* 인사말 (왼쪽부터 임미애의원, 최흥수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김치은 대한민국김치협회장, 박성수 한국신선채소조합장, 최병선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장
* 주제발표 (왼쪽부터) 현성기 한국농식품미래연구원 이사,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
* 토론참석자 (윗줄 왼쪽부터) 정민서, 이광형, 문인철, 박천정, 함재현, 최민지, 문광운.
* 종합토론에서는 저가의 수입산 김치에 대응하는 방안, 김치 원부재료의 안정적 수급 방안 등이 논의됐다.
* 대한민국김치협회가 ‘김치종주국 위상 제고방안’에 대한 건의문을 전달했다.
‘수입김치 대응방안 모색’ 세미나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우정수, 이두현 기자 2025. 7. 29
‘수입김치 급증에 따른 국내 김치 및 원예 산업계 대응방안 모색 정책세미나’가 7월 23일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정책세미나는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민국김치협회,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한국신선채소협동조합,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를 통해 수입김치가 급증하면서 국내 김치산업은 물론 원재료를 공급하는 원예산업까지 위기를 맞고 있는 현재 상황을 짚었다. 또한 김치 및 원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며 김치종주국 위상을 지키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했다.
# 인사말
“김치, 국가전략식품으로 육성해야”
▲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한민국에서 김치의 위상은 식품 그 이상이다. 단순한 발효식품을 넘어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식문화의 상징이다. 그리고 K-푸드 열풍을 대표하는 식품인데, 수입김치 급증으로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전년대비 8.7% 증가한 약31만2000톤이 수입됐다. 4년 연속 증가한 수치이고, 99.9%가 중국에서 수입됐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김치의 40%가 수입산이고, 외식업계에서 저가 수입김치 사용이 갈수록 늘고 있는 현실이다.
서민물가 안정을 이유로 중국산 의존도가 높아지는 현 상황을 그래로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배경이다. 오늘 세미나를 통해 단순히 수입김치를 규제할 것이냐의 논의를 넘어서 국내 김치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그리고 원재료 자급기반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김치를 국가전략식품으로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이 좀 마련됐으면 좋겠다. 일단 원재료의 수급기반 자체가 워낙 불안한 상황이다. 여기서 얘기되는 것들을 꼼꼼하게 챙기겠다.
“국내 김치산업 경쟁력 강화 모색”
▲ 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극심한 폭우로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의 명복을 먼저 빈다. 농경지를 비롯한 시설물 피해도 심각하다. 조속한 피해복구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차원의 전향적 대응을 촉구한다.
한식을 대표하는 김치, 김치산업의 메카인 우리나라가 저가, 저품질 수입산 김치로 시장이 잠식되고 있고, 국내 원예산업 전반에 여러 가지 악영향이 파생되고 있다. 수입 김치의 저가 공세에 국내산 배추와 김치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배추가격 하락과 생산량 감소, 농가의 타 작목 전환으로 원예산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농업의 지속가능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2024년 7월부터 올 7월까지 배추김치의 원산지 표시 위반이 전체 위반건수의 약40%에 달한다. 2021년 알몸 김치 사건부터 병원성 대장균 검출, 제조과정에 각종 비위생적 이슈가 끊이지 않으면서 우리 국민들의 식량이 위협받고 있다. 수입김치라는 파고와 식품위생 안전 등 다양한 이슈 속에서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혜안을 모아주길 부탁한다.
“김치산업 진흥 정책지원 확대되길”
▲ 김치은 대한민국김치협회장
만시지탄이라는 말이 있다. 중요한 순간을 놓치고 나서 뒤늦게 후회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김치가 중요한 때를 놓치고 나서 ‘김치 종주국의 긍지’, ‘김치산업의 진흥’, ‘지속 가능한 농업’을 외친다한들 때가 늦다. 정책세미나가 작게는 중국산 김치 수입 통관과 관련된 모순점을 해결하고, 크게는 우리 농업의 유지 발전과 김치산업 진흥을 위해 정책지원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부를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김치산업 진흥을 위해 애쓰는 점은 감사하지만, 김치는 정책편의에 따라 때로는 가공식품으로, 때로는 신선농산물로 취급되고 있다. 식품과 농산물 양쪽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현실은 양쪽의 지원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더 자주 접했다. 홀로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오늘 정책 세미나가 김치와 원료 농산물이 함께하는 자리가 됐기에 김치산업과 원예농업이 보다 멀리, 보다 높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정책세미나가 대한민국 김치가 국내와 세계 속에서 우뚝 서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신선채소 유지·발전 정책 보완 필요”
▲ 박성수 한국신선채소협동조합장
산지 유통인들의 뜻을 모아 2012년 설립돼 현재 329명의 조합원과 함께하고 있다. 배추, 무, 양배추, 양파 등 신선채소를 전국 도매시장에 계통출하하고 있으며, 비료, 종자, 박스 등 자재를 공동구매 방식으로 공급해 조합원들의 영농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수매비축 사업과 채소가격안정제 사업 등 수급정책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4년에는 농산물계통출하와 공동구매사업 등 1736억원의 실적을 달성했고, 조합원들에게 29억원을 환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무분별한 중국산 김치와 채소 수입,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 원부자재·물류비·인건비의 상승 등으로 실질적인 소득이 감소하면서 영농 포기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조합원들이 늘고 있다. 신선채소의 가격안정이 중요하지만, 이 산업이 지속가능하게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 정부의 관심과 지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의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도 우리 조합은 국민 건강을 위해 안전한 식탁을 책임지는 신선채소 전문협동조합으로서, 조합원 권익 보호와 유통체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부-민간 협력 소비촉진 방안 마련을”
▲ 최병선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장
수입김치가 매년 30만톤 이상 들어오면서 국내 김치시장이 붕괴되고 있다. 국내 배추 생산량의 30%, 국내 포장김치 생산량의 40%에 달하는 물량이며, 60만톤 이상의 배추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상실된 것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김치 소비를 활성화하고 국내 김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가격의 중국산 수입김치에 대한 불공정 거래요소를 적극 차단하고 검역을 강화해 국내 김치산업을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치의 원부재료인 배추, 무 등의 안정적 생산기반을 위한 채소가격안정제 사업 등을 확대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저장시설 및 유통 인프라 확충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김치 가공업체들의 안정적 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산지와 가공업체 간 계약재배자금 지원, 원가절감을 위한 공장자동화 설비 지원 등도 필요하다. 맛과 품질, 안전성, 효능 개선 등의 연구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나아가 해외시장 개척에도 노력해 국내 소비의 한계를 극복해가야 한다.
# 주제 발표
▶ 주제 1. 중국 김치시장 유통조사
“국내 김치 수입단가, 중국 수출단가보다 33.7% 낮아”
한국 조리법-현지 농산물가격 반영
중국 공장 생산량 80% 한국 수출
중국 수출단가 kg당 평균 1041원
국내 수입김치 신고가격은 741원
수입 시 저가신고 의심점 있어
▲ 현성기 (사)한국농식품미래연구원 이사
중국은 채소와 배추의 생산과 소비가 가장 큰 나라다. 배추 생산량은 약1억톤으로 중국 채소파종면적의 약15%를 차지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김치 수출국으로, 100개가 넘는 공장에서 생산량의 약80%를 한국으로 수출한다. 한국으로 수출하는 김치는 주로 산둥성 칭다오시의 핑두시 런자오전에서 만들어진다. 2010년도에 한국의 배추가격이 폭등했었는데, 이때 중국 배추가 수입됐고, 중국 현지의 배추가격이 상승하면서 재배면적이 확 늘었다. 이후 과잉공급으로 손실이 발생하니까 중국 정부가 빅데이터 채소농가 모델을 구축했다. ‘전국에서 사서 세계적으로 판다’는 게 이 모델의 기반이다. 이렇게 하다보니까 1년 내내 중국 전역에서 채소 확보가 가능해졌고, 연중 안정적으로 김치를 생산하고 수출한다.
2023년 기준 중국 김치(HS코드 2005. 99. 1000) 수출액의 30.5%, 수출량의 62.8%가 한국으로 수출된다. 수출단가는 최근 5개년 평균 2.07달러/kg인데, 한국으로 수출하는 김치는 0.97달러/㎏다. 중국 김치의 수출단가가 한국에서 낮은 이유는 물류비 및 운송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 김치는 기본반찬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굉장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기본반찬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비싸도 구매할 수 있는 것이 가격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다 2023년 중국 김치수출액을 기준으로 산둥성에서 42.4%를 수출하고, 한국으로 수출되는 김치도 산둥성이 61.2%로 가장 많이 수출된다.
중국도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주원료인 배추가격에 따라 김치가격이 연동되고, 중국 배추가격의 변동에 따라 한국의 중국 김치 수입단가가 등락한다. 도매는 알리바바그룹이 중국 내수를 대상으로 하는 B2B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1688(1688.com)에서 배추김치, 매운배추김치 등으로 검색해봤다. 10㎏ 포장제품이 최저 635원/㎏, 최고 1444원/㎏, 평균 1041원/㎏의 도매가격이 형성됐다. 소매는 알리바바그룹의 쇼핑플랫폼 타오바오에서 조사했는데, 최저 1178원/㎏, 최고 1425원/㎏, 평균 1319원/㎏에 거래됐다. 소매가격이 도매가격보다 26.7% 높았다.
중국 경우 김치제조 원재료비가 ㎏당 491원이다. 원재료비 제조원가가 2245원인 한국의 레시피를 그대로 적용하되 중국 현지의 농산물 가격을 반영한 것이 491원이다. 알리바바 평균가로 봤을 도매가격은 1041원/㎏이고, 여기에 278원의 마진이 들어가서 타오바오에서 1319원/㎏의 소매가로 판매한다. ㎏당 수출가격은 도매가격에 77원이 얹어진 1118원에 형성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김치의 원재료비가 ㎏당 2245원이고, 소비자가격은 3993원/㎏ 정도에 형성돼 중국산 수입김치 1268원/㎏보다 약3배가 높다. 언뜻 보면 중국산 김치의 수출가격이 1118원이고, 한국에서 유통가격이 1268원이니까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관세청 통계를 보면 수입김치의 신고가격이 평균 741원/㎏이다. 한국 김치 수입단가가 중국 김치 수출단가보다 33.7%가 낮다. 중국산 김치 수입 시 저가신고에 대한 의심점이 있다.
▶ 주제 2. 수입김치 시장전만과 대응과제
“배추 등 원료산업-김치산업 연계…발전종합대책 필요”
수입산도 HACCP 인증 의무화
소비자 ‘안전하다’ 인식 늘어
수입김치 국내유통·김치원산지 등
정부가 제조정보 철저히 관리
프리미엄김치로 수출시장 공략을
▲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
김치는 보호해야할 산업이고, 육성해야할 산업이고, K-푸드로 세계화시켜야할 산업이다. 김치공급량은 연간 180만톤 내외인데, 수입김치 약31만톤, 국내 상품김치가 약50만톤이고, 약95만톤이 자가제조로 유통·소비되고 약4만톤이 수출된다. 수요는 외식업체 60만톤, 소비자가구 약89만톤, 급식 10만톤, 기타 11만톤 가량이다. 올해 수입김치는 33만~34만톤으로 추산되는데, 배추로 환산하면 60만~65만톤이나 된다.
김치원료산업을 살펴보면, 국내 배추 생산량 260만톤 중에서 200만톤이 김치용이다. 수율 50% 적용 시 100만톤의 김치를 제조할 수 있다. 또, 김치는 제조비용의 61%가 원료구입비라서 배추, 고춧가루 등 원료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원료가격이 널뛰는 것이 현실이다. 수입김치는 식재료유통업체를 통해 3/4 이상이 외식업체로 공급돼 식당 등에서 반찬이나 조리용으로 사용된다. 상품김치 중 수입김치 비율이 40%인데 계속 늘어서 곧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식기관과 소비자가구는 거의 100% 국산 상품김치를 사용하는 반면 외식업체는 50% 이상 수입김치를 사용한다.
특히, 앞으로 상품김치가 가정용 담금 김치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입김치가 급증할 수 있다. 따라서 외식시장의 수입김치 확대에 대응전략을 세우는 것이 핵심열쇠다. 또, 2010년 10월부터 수입물량에 대한 해외제조업체 대상 ‘식품안전관리(HACCP)’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했다. HACCP인증 배추김치 수입이 늘어날수록 수입김치도 안전하다는 인식이 늘어날 수 있고, 소비자가구의 김치까지 잠식될 수 있다. 따라서 수입김치 확대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대응방안마련이 시급하다. K-김치를 주도할 상품김치산업 및 기업 육성, 수입김치 시장의 유통관리도 필요하다.
해외의 한국 김치 소비자들은 하이클래스(상류층)이거나 동포들이다. 4만톤 수준인 수출을 늘리되 100% 국산 원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김치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 품질관리, 브랜드 관리, 해외수출 및 해외시장 개척 원료확보 등 ‘K-김치 산업발전 종합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수입김치는 식재료공급업체에 대한 엄격한 국내유통관리가 필요하다. 원산지 표기, 상품 및 제조에 대한 명확한 정보, 인증체계 등을 통해 정부가 식재료 공급업체의 국내유통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 배추 등 원료산업과 김치산업과 연계해 발전시켜야 한다.
국내 김치제조업체들이 영세한데, 이걸 규모화하고, 수직적으로 통합하는 계열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김치제조기업과 농가, 협동조합, 농업법인 간 계약재배 수직통합 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것이다. 정부가 계약재배사업이나 가격안정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재공급조건부 계약이라든지, 소득보장조건부 계약 쪽으로 끌고 가면서 원료산업과 연계 발전시켜야 된다.
# 종합 토론
“저가 편법수입 의혹 점검…국내 생산기반 안정 급선무”
(토론 참석자)
<좌장> 문광운 한국농어민신문 농식품전문기자
- 정민서 대한민국김치협회 부회장
-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
- 문인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급이사
- 박천정 관세청 통관물류정책과장
- 함재현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주무관
- 최민지 농식품부 식품외식산업과장
수입김치, 생배추로 환산하면 연간 60만~70만톤 추정
도매시장 반입량 51만톤 훌쩍
한국산 절반 수준에 시장에 풀려 ‘퇴세’ 등 저가 편법수출 의혹 확대
유통과정 철저 조사·모니터링을
▲ 문광운 본보 농식품전문기자<좌장>
우리나라가 김치종주국이다.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한국 김치를 국제규격식품으로 승인하면서 국제사회가 한국이 김치종주국이란 것을 확인해줬다. 그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수입김치가 급증해 종주국 위상이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한 것은 김치산업과 지속가능한 농업 측면에서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수입김치에 대한 합리적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 정민서(대한민국김치협회 부회장)
김치는 민족의 혼과 역사가 깃든 문화유산이자 농촌경제를 지탱하는 뿌리지만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 중국산 김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국내에 유입되면서 농가와 김치제조업체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런 만큼 편법을 통해 저가로 수출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봐야 한다. 톤당 500~600달러로 수출하면서 서류상 800~1000달러로 부풀려 신고해 중국 정부의 퇴세(환급금)를 수령하는 수출업체들도 있다. 퇴세는 신선채소, 1차 가공(세척, 절임), 2차 가공(볶음, 가열)에 따라 비율이 다른데, 절임단계의 생김치를 수출하면서 가열처리된 볶음김치로 신고기도 한다. 이 결과, 한국산의 절반 수준에 국내시장에 풀린다.
중국 현지에서 조사했는데, 한국식 배추김치의 소매가가 3200원/㎏이고, 공장출고가는 1400원이었다. 물류비, 관세, 마진 등을 반영하면 정상적인 국내 판매가는 2600원으로 추정되는데, 실제는 108~1500원에 판매된다. 중국산 김치가 저렴하게 수입되면서 농민들과 김치생산업체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산 김치 수입 시 수출면장과 실제거래가격이 명시된 인보이스(송장) 제출을 의무화해 수입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협력해 중국 정부에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아울러, 중국산 김치의 국내유통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중국산 김치의 수입과 유통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머지않아 우리의 식탁은 중국산 김치와 농산물로 완전히 채워질 것이다.
▲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
중국산 수입김치를 생배추로 환산하면 70만톤이 넘는다. 연중 300일 동안 배추가 들어오는 가락시장 배추 반입량이 18만톤이고, 32개 공영도매시장의 연간 반입량을 합쳐서 51만톤인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다. 수입단가도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10㎏에 1만원대로 변동이 거의 없다. 저가신고라든지 퇴세와 관련된 내용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문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 우리산업이 피해를 본다면 세이프가드(SSG)라도 발동해야 한다.
또, 김치 원재료 공급에 어려움이 있다. 산지를 정상화시키지 않고는 김치산업의 숙제를 풀 수 없다. 채소가격안정제사업을 확대해 국산 김치 수요에 맞춘 가공업체와 계약재배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수매비축을 통해 수급을 관리하는데, 절대적인 물량을 가락시장에 풀어서 기준가격을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물량을 적정가격에 가공업체에 공급하면서 수급안정을 기할 수 있다. 정책도 형평성에 맞게 추진돼야 한다. 무와 배추는 산지유통인들이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이 포장을 다 관리하는데, 가뭄이 들어도 양수기 하나를 제대로 빌릴 수 없고, 농약이나 영양제 지원에도 마찬가지다.
또, 봄배추를 수매 비축하는데 농협과는 정가수의거래를 했고, 산지유통인들 입찰했다. 가격차이가 1망당 6500원이다. 정책이 일관성이 있어야 K-푸드도 성장하고 수출도 탄탄대로 가지 않겠느냐. 김치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우리 농업의 상징이다. 수입김치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머지않아 우리 밥상 위에 국산 김치가 사라질 수 있다. 지금이 국내 김치산업과 농업을 보호할 골든타임이다.
▲ 문인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급이사
국내 김치산업의 경쟁력은 주원료인 배추와 직결돼 있는데, 작년처럼 금배추 파동이 발생하면 큰 타격을 받는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여름배추 수급이 매우 불안하고, 8월쯤이면 가격이 너무 올라서 문제가 된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농산물 비중은 3.4%밖에 안 되지만 체감지수가 높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도가 높고, 농민들의 반발에도 수입하자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aT는 여름배추 수급불안에 대응해 기후적응형 신품종 생산의 확대를 지원하고, 신규 재배적지를 발굴하고 있다.
우선, 준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신품종 생산을 확대할 계획인데,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하라듀’ 품종이다. 해발 400m 이상 준고랭지에서 시범재배 중인데, 강원도 외에 전북 남원, 무주에서도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이게 성공하면 여름배추 수급불안 해소에 조금은 기여할 것이다. 또, 전남농업기술원과 초여름배추 시범재배도 추진하고 있다. 전남 화순, 해남, 완도 등 평지에서 5월에 정식해 7월에 수확하는 기술이다. 수확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겨서 여름철 배추파동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시범재배 성과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를 검토할 것이다.
여름철 배추파동에 대비해 봄배추를 수매비축을 하는데, 45~50일이 지나면 품질이 확 떨어진다. 그래서 aT 비축기지 2곳에서 CA저장, MA저장 등을 시험하고 있다. 신품종을 확대할 것인지, 2개월 빨리 수확된 것을 수매할 것인지 등은 효과나 경제성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다. 배추가 생산되지 않거나 너무 비싸면 국산 김치가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원재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aT도 나름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 박천정 관세청 통관물류정책과장
우리나라는 다 아시다시피 김치종주국이고, 우리 국민들의 식탁에 올라갈 주요 먹거리가 김치인 점,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관심사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통관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치의 품목번호 ‘2005. 99. 1000’이다. 기본관세는 20%인데, 주로 수입되는 중국은 FTA로 19.8%다. 김치에 대해서는 품질과 안전을 위해 ‘수입식품안전관리특별법’에 따라 식약처의 심의대상이고, 신고 당시에 수입요건 확인 서류인 ‘수입식품 등 수입신고확인증’을 제출받아서 수입신고한 내역과 일치 여부를 확인해 이상이 없는 경우에만 통관을 허용하고 있다. 또, 필요한 경우에는 세관에서 현품 검사를 통해서 신고한 물품, 즉 김치가 수입신고 사항과 일치하는지, 품명은 일치하는지, 그다음에 규격은 일치하는지, 수량은 맞는지 이런 것들을 확인한다.
또 국내 통관 이후에 유통단계에서 원산지 표시가 국산으로 위장될 수도 있어서, 그런 걸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원산지 표시가 잘돼 있는지를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 저가신고 부분에 대해 관심이 많고 우려가 많은데, 저가신고 등 불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세법에 따라서 철저히 조사하고 조치를 하겠다. 참고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중국 산지의 가격조사를 하는데, 산지조사 가격과 수입신고 단가를 비교하는 모니텅링을 계속 하고 있다.
원부재료 안정적 조달체계 구축
잠재적 소비층 확보 노력 꾸준히
신품종 ‘하라듀’ 계약재배 확대
여름배추 수급불안 해소 기대
▲ 함재현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주무관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의 생산기반이 기후변화와 병해충, 수입산 김치 증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축소되고 있다. 또, 정부의 비축물량이 수요에 비해 제한적이고, 김치업체의 저장비축 여력이 부족해 안정적 원료공급에 한계가 있다. 작년 9월에 폭염 등으로 배추 생산량이 급감하고 정부 비축물량도 9월초 소진됨에 따라 김치업체의 원료수급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그래서 배추, 무의 안정적 생산 및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한 단기·중장기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 방안은 주요 병해충 방제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고랭지에 시스트선충과 반쪽시들음병이 집중 발생하고 있는데, 농진청, 지자체, 농협이 공동방제체계를 구축해 방제효율을 제고할 계획이다. 수매비축 물량도 확대하고 있다. 여름철 수급불안 대응을 위해 전년보다 50% 확대된 배추 1만5000톤, 무 7500톤을 수매비축하고, 방출 중이며, 김치업체에 3000톤을 공급할 계획이다. 중장기 방안으로는 여름배추 재배지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2024년도에 976ha의 여름배추 재배적지를 발굴했고, 올해는 해발 400~600m 준고랭지 6개소, 21ha에서 9월에 배추를 생산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온극복 및 노동력 절감 종합기술을 적용하는데, 분석을 통해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합리적 영농의사결정이라든지 사전적 정책수립이 될 수 있도록 AI(인공지능) 및 농림위성 활용 등을 통해 농업관측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정부는 생산자, 유통법인, 가공업체 등과 협업하면서 지속가능한 원예산업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해나가겠다.
▲ 최민지 농식품부 식품외식산업과장
수입김치가 전년 동기 대비 물량이나 금액이 더 증가했다(2025년 6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물량 10.1% 증가, 금액 11.2% 증가). 작년 여름 및 올해 겨울 배추 등 김치 원부재료 수급 문제로 김치가격의 상승을 견인했다. 이로 인해 외식업체가 수입김치로 전환하거나 김치 원부재료 수급난으로 인해 자체적으로 김치를 담그는 외식업체 일부도 수입김치를 구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응방안으로 김치산업 부문별 육성대책을 추진하고, 김치산업의 대내외 경쟁력 제고에 노력하겠다.
또, 김치원료공급단지 조성을 통한 안정적인 조달체계 구축과 계약재배자금을 활용한 원료수급을 지원하고 있다. 김치업체에 안정적인 원부재료 공급을 위해 괴산, 해남, 고창에 김치원료공급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김치 종균의 개발·보급 및 핵심원천기술 개발로 국산 김치의 품질을 차별화하고, 제조공정 자동화, 배추 절임염수 재활용 설비 등 기술 상용화 지원으로 김치산업 선진화 및 혁신기반을 마련하겠다. 수입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기능성 표시 상품 개발, 국가별 맞춤형 상품 등 현지화를 지원하고, 장기유통 기술, 탈취 포장기술 개발 등으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또, 잠재적 소비층 확보를 위한 체험 교실, 문화상품 개발·확대, 레시피 발굴·보급, 전문인력 양성 등으로 김치의 가치와 소비를 확산하겠다. 정책 추진체계도 고도화하겠다. 김치산업 관계기관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면서 김치산업 관련 이슈에 대해 능동적,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매년 김치산업실태조사를 통해 국내 김치산업의 생산, 유통, 소비실태에 대한 통계를 생산해서 정책수립 시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오늘 나온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수입김치 급증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
# 청중토론 및 질의응답
산지유통인 지원정책 마련해야
▲ 박성수 한국신선채소조합장 = 중국산 배추가 ㎏당 900원대에 들어왔는데, 중국산 수입김치가 어떻게 더 싸게 들어올 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배추, 무, 양배추 같은 품목은 산지유통인들이 90% 가까이를 생산한다. 농가가 땅을 빌려주고 정식을 한 이후에는 산지 유통인들이 관리를 한다. 산지유통인들이 농사도 짓고 시장으로 출하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료, 비닐과 같은 농자재 구매 시 정부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다. 산지 유통인들은 38선 밑에서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특정지역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도 없다. 농민들은 재해보험이 되는데, 계약 당사자인 우리는 그런 혜택도 없다. 이런 부분을 정책적으로 보완만해줘도 배추, 무, 양배추 등의 수급에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김치업체 영세…정부가 만들어
▲ 문성호 김치협회 부회장 = 김치업체가 영세하다는데, 지금의 시장구조를 만든 것이 정부다. 중국산 김치를 수입해 시장가격을 그렇게 형성해놓은 것이다. 올해 초에 수입김치가 시장에서 1만1000원(10㎏)을 받았는데, 배추는 1만2000원(15㎏)을 받았다. 그래서 수입과정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고, 김치업체가 영세해지는 이유다. 대기업들이 외국에 김치공장을 세워서 수출하는 것은 K-푸드가 아니다. 국내에서 만들어져야 농가소득도 올리고 제조업과도 상생하면서 K-푸드가 발전해갈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바이어들도 한국에서 만든 김치를 원하는데, 단가가 맞지 않다. 쌀농사 대책처럼 배추농사를 비롯한 대책을 김치제조업체 등과 연계해 마련해야 한다. 배추 계약재배의 경우 임대재배나 마찬가지다. 밭이 줄고, 연작피해 등이 발생하니까 괜찮은 토지를 갖고 있으며, 서로 계약하려다 보니까 상인이나 계약재배를 한 사람이 농사를 다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대책을 검토해 달라.
김치수입 시 면장 첨부 신중해야
▲ 박천정 관세청 통관물류정책과장 = 김치 수입 시 수출면장을 첨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중국 수출업체의 면장을 받기 위해서는 수출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의 수입업체에게 제공해줄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있다. 또, 김치수입업체에만 수입면장을 요구할 경우 타 산업 수입업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설령 수출자가 면장을 제공했을 때도 신뢰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중국 해관(세관) 쪽에 확인해야하는 문제가 있는데, 중국 정부가 수출면장을 확인해줬을 경우 상호주의에 의해 중국 해관에서도 우리나라 수출자에 대해 한국에서 발행한 면장과 수출내역을 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봐야 한다.
중국산 생배추 원물 수입 안될 말
▲ 최병선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장 = 8~9월 배추 수급이 불안정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농협과 계약한 것은 1만7500원씩 정가수의매매를 했고, 산지유통인들은 입찰을 통해 1만1000원에 했다. 같은 배추인데 6500원씩 차이가 난다. 똑같은 우리 회원인데, 농협 조합원으로 가입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에 불공정이 발생한다. 똑같이 정가수의매매를 적용하든지, 수급안정을 위한 수매비축사업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또, 지난 겨울에 중국산 생배추가 원물로 수입됐는데, 인기가 없어서 수입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됐다. 김치공장들도 그것 조금 쓰자고 공장라인을 바꾸거나 원산지를 표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도 이득을 보지 못하는 수입배추를 권장해서는 안 된다. 수입김치가 우리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잘 경청해서 정책에 반영해 달라.
# 김치협회, 건의문 전달
“김치 종주국 위상 제고 방안 시급”
대한민국김치협회는 ‘김치 종주국 위상 제고 방안’을 담은 건의문을 임미애 의원에게 전달했다. 김치 수입량이 31만톤을 초과해 국내 김치시장 잠식이 심화되고, 배추 등 원료수급 불안으로 김치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타계할 수 있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협회는 수입김치의 수출국 면장 정보 확인 강화, 농식품 바우처사업 내 내역사업으로 김치 추가, 안전먹거리를 위한 김치 품질안전 검사비용 지원 등을 요청했다. 또한 김치 소비확대를 위한 어린이·청소년 대상 김치체험, 영세한 김치업체의 안정적 원료 공급 지원 등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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