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nJ 특별강좌 통해 제시
일본, 관련법 제정 등 합병운동
1만개서 지난해 524개로 줄여
규모의 경제·수익성 제고 이뤄
우리는 50년간 40% 감소 그쳐
영세성·사업 역량 부족 등 문제
합병 통해 자주성 강화 나서야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7. 29
“한국 농협은 1970년대 이후 발전 전략 차원에서 합병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적이 없다. 이제는 이를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박성재 GS&J 시니어이코노미스트는 7월 24일 발간한 GSnJ 특별강좌 ‘일본 농협의 발전과 합병운동’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일본 농협의 합병 경험이 한국 농협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했다.
강좌에 따르면 일본 농협은 1961년 ‘농협합병조성법’을 제정하며 본격적인 합병운동에 나섰다. 당시 일본 정부는 농업구조 개선과 근대화를 위해 영세한 조합들을 대규모화하고, 유통·신용·영농지도 기능을 강화하는 정책합병을 추진했다. 이후 1980년대에는 금융환경 변화와 농업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 안정’을 목표로 광역합병으로 방향을 전환했으며, 최근에는 ‘1현 1조합’이라는 초대형 합병까지 이뤄지고 있다.
1970년 1만개가 넘던 종합농협 수는 2024년 기준 524개로 줄었다. 조합당 평균 조합원 수는 8배 이상 증가했으며, 종합적 사업 역량도 함께 확대됐다. 합병을 통해 일본 농협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사업 수익성과 조직 전문성을 강화했으며, 계통조직을 단위조합-전국연합회 2단계로 단순화해 운영 효율성도 높였다.
하지만 합병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었다. 조합이 대규모화되면서 조합원과의 유대가 약해졌고, 민주적 운영의 후퇴, 조직 구심력 저하, 직원 이탈 등 부작용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일본 농협은 60년 넘게 합병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그 장기성과가 제도와 조직의 진화를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평가받고 있다.
반면 한국 농협은 1973년 단위조합체제가 확립된 이후 부실조합 정리나 행정구역 통합에 따른 제한적 합병만 진행해 왔다. 지난 50년 동안 단위조합 수는 약 40% 감소하는 데 그쳤고, 상당수 조합은 여전히 영세성과 기능 중복, 사업 역량 부족 등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농협이 합병을 통해 정부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주성을 강화한 반면, 한국 농협은 여전히 정부 주도의 개혁 대상으로 남아 있다”며 “일본 농협이 세계적인 협동조합 모델로 주목받는 동안, 한국 농협은 조합원들로부터 조합 경영만을 중시하고 조합원 편익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농협이 스스로 주도하는 자기 개혁의 주체가 되어, 미래 농협 만들기를 위한 합병 전략의 가치와 유용성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일본 농협의 사례는 분명한 교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농어민신문] ‘스타마을 20선’ 국민이 택했다 
[한국농어민신문] “실질적 자치 실현 위한 분권형 재정 개편 시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