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7월 29일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안법 개정안을 각각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여야 대다수 의원이 찬성한 만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4일 본회의에서 무난하게 처리될 전망이다.
양곡법·농안법 국회 상임위 통과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7. 29
▶벼 재배면적 감축 어떻게
“무산된 법안보다 후퇴” 지적에
타작물 전환시 충분히 보조
“강제적 재배 감축 안해” 강조
양곡수급관리위 심의 대상
정부양곡→전체 양곡으로 확대
매년 수입양곡 실태조사 의무화
▶ 농산물가격안정제 손질
기준가격에 평년가격 빠지고
생산비용 반영하도록 명시
공정가격 조항 삭제 두고 논란
농업계 최대 현안으로 꼽혀온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7월 2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재적 의원 17명 중 16명의 찬성으로, 농안법 개정안은 15명의 찬성으로 각각 의결됐다. 여야 대다수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만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절차도 무난히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양 법안 모두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거부권으로 무산된 법안보다 더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각 법안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 양곡관리법 개정안 주요 쟁점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쌀 수급의 안정과 생산자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적 진전”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우선 양곡수급관리위원회를 법정 심의기구로 규정, 정부양곡에 한정되었던 수급계획의 심의 대상을 전체 양곡으로 확대하고, 심의 절차를 의무화해 위원회의 지위와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생산자단체가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도록 해 대표성과 민주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했다는 설명이다.
또 수입양곡의 국내 유통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 그 결과를 바탕으로 관리대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의무조항을 신설했다. 이전 정부 거부권 법안에 포함됐던 ‘사료용 전환’ 등의 표현은 WTO 협정 위반 소지가 있어 삭제했으며, 정부 역시 사료용, 주정용, 원조용 등으로의 활용할 방침을 명확히 밝혔다는 설명이다.
가장 논란이 컸던 ‘벼 재배면적 감축’과 관련해선 개정안에 타작물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보조금을 충분히 지급하도록 규정, 의무화가 아닌 강력한 인센티브 방식으로 전환했음을 강조했다. 정부도 법안소위 심의 과정에서 강제적 재배면적 감축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는 게 민주당의 전언이다.
개정안에서 ‘공정가격 및 가격안정제 관련 조항’이 삭제된 이유에 대해선 “가격안정제가 양곡관리보다는 농업인의 소득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정책 수단이기 때문에 양곡관리법이 아닌 농안법에서 통합 운영하는 것이 법체계상 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논의를 이관한 것”이라며 “양곡관리특별회계는 정부양곡의 매입·관리·소비기반 구축에만 사용할 수 있어 소득보전을 위한 지출과는 구조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양곡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가격안정제는 양곡관리법에 포함돼야 한다"며 "대통령 거부권 당시 개정안에도 가격안정제가 명시돼 있었다. 양곡은 양곡의 특수성에 맞게 별도로 가격안정 규정을 정하고 그외 채소 등은 별도의 가격안정을 농안법에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 기업예산법상 정부 미곡 관리에 대한 별도 규정이 존재하는 만큼, 양곡관리법에 가격 차액 보전을 포함하는 데 법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거부권 당시 안보다 명백하게 후퇴했으며, 농민단체와의 약속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 농안법 개정안 주요 쟁점
농안법 개정안과 관련 농해수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오전 법안소위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개정안은 선제적 수급 관리 강화, 의무거출금 납부 등 수급과 관련된 의무 이행에 따른 지급비율 차등 적용 등 과거 민주당 안에 비해 실효성과 현실성을 갖춘 방향으로 보완돼 동의했다"면서도 "‘기준가격’ 등에 대해 이견이 존재했던 만큼 충분한 숙의를 거쳐 처리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묵살하고 또다시 숫자의 힘으로 법안을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체회의에서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농안법 개정안에 대해 유일하게 반대를 표한 전종덕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공정가격 삭제와 기준가격 수정은 윤석열 정부 당시 거부권 법안보다 후퇴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전 의원은 "기존 개정안에서는 기준가격 산정 시 평년가격을 기준으로 생산비와 수급 상황을 함께 고려하도록 했지만, 이번에는 평년가격 기준이 삭제됐다"며 "그 삭제 이유와 농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질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일방적으로 이를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공정가격은 농민의 자존심이자 농민과의 약속이었는데, 이를 삭제한 것은 농민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공정가격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법률에 직접 명시할 경우 산정 방식과 적용 기준이 모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지난해 거부권 사태 당시에도 많은 의원들이 우려했지만, 상임위 안건조정위 부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수용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기준가격 수정에 대해서는 “개정안에서는 농가 손실 보전의 기초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기준가격 산정에 생산비용을 반영하도록 명시했다”며, “평년가격 항목이 빠졌지만, 이미 생산비용을 핵심 요소로 포함했고, 올해부터 수입안정보험이 본사업으로 시행되는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가 소득안정은 가격안정제 외에도 수입안정보험, 공익직불제, 농어촌기본소득 등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농어민신문] 쌀 내줘야 관세 낮출 수 있다?···''농업 희생 여론몰이'' 분통 
[한국농어민신문] ‘양곡·농안법’ 잇따라 농해수위 통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