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의결하고 있다.
‘농안법 개정안’에 농산물 가격안정제 도입 근거 담겨
‘양곡법 개정안’엔 ‘남는 쌀 시장격리 의무화’ 포함
일각서 가격안정제 기준가격 후퇴 논란도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5. 7. 29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7월29일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처리됐다. 이로써 지난 정부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부딪혔던 ‘농업 4법’이 모두 기사회생 수순을 밟게 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같은 날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농안법 개정안’과 앞선 7월24일 소위 문턱을 넘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모두 표결로 처리했다.
종전에 과도한 재정 소요 등을 문제 삼으며 법안을 반대했던 농정당국이 새 정부의 ‘책임농정’ 기조 아래서 입장을 선회한 데다 국민의힘 반대도 약해지면서 이들 법안은 8월4일 종료되는 7월 임시국회 내 입법 마무리가 유력하게 됐다. 이달초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에 이어 지난 정부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농업 4법’이 줄줄이 국회를 통과하는 셈이다.
이날 농해수위를 통과한 ‘농안법 개정안’은 쌀과 주요 농산물의 시장가격이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차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정부가 보전하는 ‘농산물 가격안정제’ 도입 근거를 담았다. 이때 기준가격은 생산비용 및 수급상황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고시하는 가격으로 한다. 대상 품목과 차액 지원 비율은 농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한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양곡수급관리위원회가 정한 기준으로 쌀 초과 생산량이 발생하거나 쌀값 하락이 예상되면 정부가 매입에 나서도록 했다. 이에 더해 논 타작물 재배 농가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을 의무화해 시장격리가 과도하게 이뤄질 가능성은 낮췄다.
이번 법안 처리로 농산물 가격에 따라 휘청이는 농가경영문제와 2021년 쌀 수확기부터 이어진 쌀값 문제가 새로운 전기에 접어들었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추진하던 법안과 비교할 때 이번 개정안이 후퇴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 등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필요에 따라 수입쌀의 사료용 전환 또는 판매시기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이번 개정안에서 빠진 점, 공공비축양곡을 국제 기준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문구가 빠진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쌀에 대한 가격안정제 도입 근거를 ‘양곡관리법’이 아니라 ‘농안법’에 담은 점도 비판하고 있다.
‘농안법 개정안’의 경우 가격안정제 기준가격이 거부권 법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을 무릅쓰고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면서 논란을 빚었다. 종전 안에선 기준가격을 ‘평년가격을 기준으로 생산비용과 수급상황을 고려해 예산범위 내에서’ 정하도록 했는데, 이번 개정안에선 ‘평년가격’ 표현이 빠졌다.
여당은 ‘농업 4법’ 처리가 퇴보가 아니라 ‘책임농정’ 실현을 위한 진전이라면서 농업계의 협조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을 두고는 “수입쌀에 대해 판매시기 조정 등 문구를 넣으면 비관세장벽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고, 공공비축양곡은 ‘식량자급률 목표를 고려해 관리하도록’ 규정해 비축을 충분히 확대할 수 있게 했다”고 해명했다. 쌀에 대한 가격안정제 근거를 ‘농안법’으로 이관한 점에 대해선, 양곡관리특별회계보다 농가소득 지원사업을 위한 재원인 농산물가격안정기금을 활용하는 게 타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농안법 개정안’에 ‘평년가격’ 표현이 빠진 것은 “농업수입안정보험 본사업화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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