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농축협 조합장 일동은 29일 한·미 관세협상 조건으로 거론되는 ‘농축산물 추가 개방’에 대해 강력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같은 날 주요 농산물 품목을 대표하는 조합장 5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성명서를 전달했다. 왼쪽부터 이은승 충남 세종공주축협 조합장(충남축협운영협의장), 이보형 충남 홍성 광천농협 조합장(농협벼전국협의회장), 김정식 산자부 미주통상관 사무관, 문병완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농협RPC전국협의회장), 이덕우 경기 남양주축협 조합장(축산발전협의회장), 신화범 경남 거창 북부농협 조합장(사과전국협의회 부회장).
29일 산업부·농식품부에 성명서 전달
농민신문 지유리 기자 2025. 7. 29
전국 농축협 조합장들이 한·미 관세협상 테이블에서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 거론되는 데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나섰다.
29일 전국의 모든 농축협 조합장들은 이런 내용을 담은 ‘한·미 관세 협상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각각 전달했다. 앞서 25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통상대책회의 직후 “협상 품목 안에 농산물도 포함됐다”고 밝혀 사실상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시사한 가운데 농촌 현장의 반대 목소리를 전달한 것이다.
조합장들은 “그간 반복된 시장 개방과 통상 협정으로 농업은 꾸준히 희생됐으며 한국은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농업 관세의 97.9%를 철폐한 상태로, 그 결과 2024년 기준 대미 농축산물 무역 적자는 약 8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핵심 농축산물의 추가 개방은 농업 붕괴를 가속화하고 식량주권과 국민 건강마저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정부에 “농업은 국가 지속가능성과 식량안보를 위한 핵심 산업이므로, 이번 협상에서 반드시 농업을 전면 제외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국민 건강과 직결된 사안은 과학적 근거와 국제 기준에 따라 다뤄야 하며 협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업계와 충분한 협의와 공론화 없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추진하는 일을 중단하고 농업계 의견을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쌀·사과·축산 등 품목협의회 소속 조합장 5명은 전국 조합장 일동을 대표해 정부세종청사를 찾아 성명서를 전달했다.
정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문병완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농협RPC전국협의회장)은 “정부가 여러 국가와 FTA를 체결할 때마다 농업계에 여러 피해 대책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며 “농업계 희생을 강요하기 전에 어려움에 봉착한 농업계의 숨통을 틔워줄 지원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덕우 경기 남양주축협 조합장(축산발전협의회장)도 “과거 대미·대중 FTA에서 농업계 희생이 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는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관철 시킨 규제인 만큼 쉽게 풀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사과 시장을 개방하면 국내 생산 기반은 붕괴될 것”이라고 불안감을 드러낸 신화범 경남 거창 북부농협 조합장(사과전국협의회 부회장)은 “지금은 수입 개방을 논할 때가 아니라 국산 사과의 안정적인 생산과 사과 산업의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지원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보형 충남 홍성 광천농협 조합장(농협벼전국협의회장)은 “통상 압박이 거세다고 해서 국민의 식량·먹거리가 흥정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면서 “무작정 농축산물을 개방했다간 (외국의) 식량 식민지가 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승 충남 세종공주축협 조합장(충남축협운영협의장)도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규제는 농가 보호뿐 아니라 국민 건강권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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