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게시판 > 농산물뉴스 |
|
|
|
| |
 |
 |
* 쌀은 식량작물이면서 그 생산기반 자체가 홍수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기록적인 수해 사태를 맞아 정부의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이 한층 큰 의문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달 초 충남 당진시 정미면 논에서 한 농민이 중기제초제를 뿌리고 있다. 한승호 기자
윤석열정부 농정 잔재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
쌀 흉작 대책, 논 홍수조절 기능 고민 담보해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5. 7. 27
장마도 아닌 기이한 양상의 폭우로 전국의 산야에 물난리가 났다. 선상강수대(線狀降水帶). 해수 온도 상승에 따라 새로이 한반도에 자리잡아 가고 있는 기상현상으로 소위 ‘기후위기’의 한 양태다. 이는 단기적인 예측조차 불가능한 특성을 띠고 있으며, 때문에 전문가들은 예산과 정책을 충분한 수준으로 편성해 놔야 실제 재해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한 핵심 키워드로 ‘벼 재배면적’이 부상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주관하는 이재명정부의 양곡정책은 윤석열정부의 ‘벼 재배면적 8만ha 감축’ 기조를 확실히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수해가 이 정책의 허점을 들춰 보이고 있다. 쌀이 갖는 두 가지 중요한 특징 때문이다.
# ‘쌀 흉작’, 대책은 있을까
쌀의 가장 원천적인 특징은 식량안보의 핵심 품목이라는 것이다. 재해는 작물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지만, 쌀의 부족은 일본 쌀 대란 사태에서 보듯 다른 품목의 부족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의 문제를 야기한다. 생산 주기가 1년 단위면서 대체소비가 어려운 품목이기 때문이다.
단지 산술적으로 수요·공급을 맞추기 위한 공격적인 쌀 감산 정책은 재해로 인한 흉작에 약점을 노출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재해의 규모와 빈도가 점점 늘고 있다는 건 객관적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책 담당자들은 과도한 감산 계획을 부정하고 있지만, ‘8만ha 감축’을 반복 강조하는 송미령 장관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충분히 농업계를 우려케 하고 있다.
당장 이번 수해부터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벼는 비교적 수해에 강한 작물이지만, 모내기 후 한 달 남짓한 시기의 ‘완전 수몰’ 사태는 대다수 농민들이 처음 겪는 일이다. 생산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없으며, 이어지는 폭염으로 멸구가 확산한다든지 여타 재해가 중첩된다면 피해는 배가될 수 있다. 가뜩이나 쌀 재고량이 평년대비 6만톤이나 부족한 상황. 재배면적 감축 정책이 본격화하기도 전인데 공급부족의 가능성이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즉 예측 불가한 재해에 대비해 관련 예산·정책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듯, 쌀 역시 재배면적을 충분히 확보해 둬야 국가적 대란을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8만ha라는 수치를 떠나, 정부·여당이 면적 감축을 거론하는 그림 자체가 이번 궤멸적 수해 상황과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
# ‘논’, 수해의 대책이 된다
쌀이 갖는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작목 자체가 수해 예방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논의 홍수조절 기능이 탁월하다는 건 이미 교과서적인 얘기다. 논은 토양과 식물로 구성돼 있을 뿐 아니라, 밭과 달리 논둑이 있고 경사가 없다. 2008년 농업과학기술원 연구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논의 홍수 조절량은 31억9000만톤이며 그 경제가치는 44조3389억원에 이른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논농사는 쌀 생산으로 얻는 이득보다 홍수조절 기능으로 얻는 사회적 기여가 더 크다”며 “단계에 따라 중상류 논을 저류시설로 활용해(농민에게 충분한 보상 전제) 하류의 홍수를 막는 방안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쌀의 안정적 생산뿐 아니라 그런 면에서도 논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경지 면적을 어떻게 줄일 거냐는 얘기만 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는 소위 논의 ‘다원적 기능’ 중 하나다. 이번 호우 피해지 충남 예산에 거주하는 엄청나 전국쌀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논을 축사나 밭 등으로 전용한 곳이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각지에서 빈발하고 있는 산사태 역시 고랭지 논 정리의 후과라 의심하고 있다.
엄 위원장은 “최신 연구자료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논의 다원적 기능 연구가 정체돼 있다. 논 가치의 재평가 없이 재배면적을 감축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이번에 느꼈다. 이대로 반성 없이 면적 감축을 추진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
|
 |
|
| |
|
|
|
|
|
|
|
[한국농정신문] [기자수첩] 진심은 없다 
[한국농정신문] 제주 당근농가, 재해보험 가입 기준 ‘파종 직후’로 되돌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