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온열질환 예방 토론회
농업 특성상 노출 가장 직접적
고령농 많아…제때 대응 못해
농업인안전보험 보장 범위 확대
논밭 인근 그늘막 설치 등 제언
외국인력 보호 제도개선 주목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7. 24
폭우가 잦아들자마자 폭염이 농촌 현장을 위협하고 있다. 고령농, 외국인 근로자 등 취약계층이 잇따른 기후재난에 노출된 가운데 농업인안전보험을 산재보험 수준으로 강화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파견할 때 보냉장구를 지원하는 등 현장 맞춤형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는 ‘더우면 쉴 권리, 폭염 속 온열질환 예방’을 주제로 23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농업은 폭염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산업이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발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 발생 사례 가운데 논밭은 21일 기준 238명(13.9%), 비닐하우스는 23명(1.3%)에 달했다.
농촌은 고령층이 많은 인구 구조상 폭염에 더 취약하다. 전체 온열질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은 33.9%(582명)로 가장 높다. 김인아 한양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 및 환경보건 전공 교수는 “농어촌은 고령층이 많아 기저질환으로 인한 (온열질환) 위험이 특히 크고, 인지 저하나 감각 둔화로 폭염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고 했다.
이에 농업분야의 보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농업인안전보험의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산재보험 수준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다.
한승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은 “현행 농업인안전보험이 폭염 피해를 보장하긴 하지만, 산재보험과 견줘 보장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극한 날씨에 따른 육체적 이상뿐 아니라 정신건강 문제까지 폭넓게 보장하고, 산재보험 수준의 보장성을 가진 사회보험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 중심의 대응책 보완도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무더위 쉼터는 마을회관 등에 치우쳐 있어 논밭과 거리가 멀고, 실질적 이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인다. 이에 따라 들녘별로 무더위 쉼터를 확대하고 논밭 야외 작업장 인근에 그늘막을 설치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비닐하우스와 같은 작업 환경에서는 더 정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김 교수는 “선풍기는 환기용 장치일 뿐, 냉감장치 없이 사용해선 효과가 거의 없다”며 “작업 유형과 환경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필요성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단기 농어업 노동에 투입되는 이주노동자들은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별도 보험 도입과 함께 보호장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경란 농촌진흥청 농업인안전팀장은 “외국인 근로자는 주로 여름철에 일하지만 보험 사각지대에 있다”며 “(공공형 계절근로자를) 농가에 파견할 때 보냉장구 등 보호장비까지 연계해 지원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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