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부처 인사청문회 농업·지역 이슈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7. 22
7월 셋째 주 집중적으로 진행된 새 정부 주요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됐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정부에 이어 연임되면서 청문회가 생략됐지만, 행정안전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 등 주요 부처 청문회 자리에서도 농업과 지방 관련 이슈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들 4개 부처 후보자들은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쳐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 후 공식 임명됐다.
▲ 부처별 농업·지역 관련 쟁점 발언
18일 열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지방소멸대응 기금의 실효성 문제가 언급됐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의 시름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데, 문제는 크게 인구 감소와 지방 재정의 취약성인 것 같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운영한 지 4년차가 됐는데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제대로 목표를 달성하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윤호중 장관은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소멸대응기금이 2022년도에 설치돼 운영되기 시작했는데, 그 운용 과정을 보면 인구 감소 지역의 소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사업들이 이뤄지기보다는 지자체장의 생색내기용 사업 예산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인구 감소 지역인 만큼 정주 인구를 늘릴 수 있는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생활 인구도 늘려 지역에 구매력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것을 보고 정주 인구도 유입되며 새로운 투자도 이뤄지는 활력이 일어나는 사업들을 주로 선정해 지원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17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농업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는 점이 집중 제기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농업 분야를 대폭 양보했지만, 우리의 경우 농업은 매우 민감한 분야인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정관 장관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참으로 엄중한 시기이지만, 농산물 같은 경우 공직 생활을 할 때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시 농민들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농산물 시장 개방이 얼마나 민감한 이슈인지, 우리 농민 삶과 얼마나 연관이 큰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농업 등에서) 피해를 보는 이들이 있다면 이해를 구하고, 보상 방안을 마련하는 등 큰 틀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대응책을 마련하겠느냐”는 허 의원의 질의에 김 후보자는 “명심하고 유념해 챙기겠다”고 답했다.
18일 진행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지역 의료 공약인 ‘지역의사제’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 정은경 장관은 “지역의사제는 지역 의사를 확보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다만 제도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수용성이 달라지기에 지금까지 기획한 내용을 토대로 분석하고 의견을 수렴해 지역의사제도의 효과적인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 의료계와 전문가, 국민 등의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인 기획재정부 예산 기능 분리에 대해선 부처별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17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인사청문회(기획재정위원회)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동의하느냐”는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구 부총리는 “동의한다. 지출한도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예산 편성에서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구 부총리는 “수급 조절 등을 통해 농축산물, 가공식품 등 민생 품목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 특히 인구 소멸, 지역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을 살리는 지역 우선 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또다시 불거진 농지 소유 논란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도 장관 후보자들의 농지 소유 문제가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인사청문회 당시 구윤철·정은경·정동영(통일부)·한성숙(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들의 농지 소유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기 목적 의혹과 함께 경자유전 원칙 위반, 농지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농지 전문가인 박석두 박사는 “매번 인사청문회나 국회의원들의 농지 소유가 논란이 일고 있는데, 다수는 직접 자경을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90일 자경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며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경우엔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에 임대 위탁하는 등 제도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일본은 농업진흥지역 외 농지도 대부분 경작이 이뤄지는 반면, 우리는 정책적 설계가 미흡해 투기 우려가 크다”며 “세대 전환 전략, 은퇴농 문제, 지역 특성 등을 함께 고려한 농지 정책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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