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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초점/양곡법·농안법, 어떻게 돼 가나] ''벼 재배감축'' 논란 여전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7-23 조회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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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농해수 정책조정위원회와 농식품부는 6월27일 당정 간담회를 열어 농업 4법 가운데 농어업재해대책법과 농어업재해보험법은 7월 임시 국회에서, 양곡법과 농안법은 쌀 수확기 이전 통과에 의견을 모았다. 




         [초점/양곡법·농안법, 어떻게 돼 가나]

         ''벼 재배감축'' 논란 여전···식량자급 여부·농민동의가 관건



                                                                    한국농어민신문  이상길 농정전문기자  2025. 7. 22


      ‘사전적 수급관리’로 전환 방점

      타작물 재배시 벼보다 소득 높게

      직불금·생산단지·판로 지원 계획


       전 정부 강제감축에 현장 ‘반감’

       쌀 추가수입 포석 의구심 속

       “식량자급률 제고방안 먼저” 지적


       쌀값 급락시 시장격리 기준 논의

       양곡수급관리위 격상도 관심사


이재명 대통령의 농정은 ‘국가 책임농정’으로 요약된다. 그 핵심은 △쌀값 안정적 보장 △농산물 가격안정제 △재해 국가책임제 △필수농자재 국가지원제 도입이다. 국가 책임농정이 추진되려면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 등 농업 민생 4법과 필수농자재 국가지원제 법률에 그 내용이 담겨야 한다.

농업 4법 가운데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은 지난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의결됐다. 정부와 여당은 이들 법안과 함께 양곡법과 농안법 개정안도 8월5일까지 열리는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21일 합의, 농업 4법 개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는 양곡법 12건, 농안법 17건이 올라와 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양곡관리법과 농안법의 개정 방향과 내용을 짚어본다.
 

   # 정부·여당, 법안 처리 ''속도전''

농업 4법은 지난 정부에서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무산된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남는 쌀 강제 매입법” “농업을 망치는 농망 4법”이라는 거친 표현을 쓰면서 농업 4법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농업 4법을 계속 발의해왔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농업 4법을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내자 농업 4법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사전적 재배면적 조정 등을 전제로 법 개정을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민주당 농해수위 의원들과 농식품부는 6월 27일 당정 간담회를 열어 농업 4법 등 주요 법안의 조속한 추진에 공감했다고 발표했다. 그 내용은 쌀 등 주요 농산물의 과잉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우선 강력한 사전적 인센티브를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작황 양호 등 불가피한 수급불안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과잉 물량을 매입하고 가격 하락분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는 현행 전략작물 전환 등을 대폭 확대, 남는 농산물을 처분하는 ‘사후적 조치’에서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사전적 수급 관리’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취지이다.

당정간담회에서 민주당 농해수위원들과 송미령 장관은 이런 방향을 밝히면서 벼 8만ha 감축, 현재 2400억원인 전략작물직불금 4000억원 규모로 확대를 거론하기도 했다.

당정이 농업 4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농식품부가 법안 논의에 협조적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법안심사소위에서 빠르게 진행될 경우 7월30일께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벼 재배면적조정제, 현장 반발 여전

당정이 강력한 사전적 수급관리를 전제로 양곡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재배면적 조정제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재배면적조정제는 그 시행 여부와 농가에 대한 의무부여 여부, 당정이 예고한 대로 인센티브 위주 시행시 사업 대상, 규모, 지원금 수준이 쟁점이다.

기존 양곡법에는 시장 격리시 직불금 지급대상자로 등록한 농가에 대해 재배면적을 조정하게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현재 농해수위 법안심사 소위에 상정된 법안의 주류는 이 조항의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이다.


반면 그동안 “강압적이고 식량자급률 대책이 없는 재배면적 감축”이라며 반대해온 전종덕 의원은 양곡법 개정안에서 재배면적 조정의무 조항을 폐지(삭제)하고, 공익직불법 개정안에서도 재배면적 조정 의무제도를 폐지하는 안을 제출하고 있다.

논 타작물 재배지원에 대한 조항은 생산단지 조성, 시설장비 지원, 판로 지원 등의 내용과 농가에 대한 재정지원을 규정하는 내용이 주류다. 양곡법 개정안에는 지원근거가 들어가고, 대상 면적 등 구체적인 목표는 별도 심의를 거쳐 정책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타작물 재배시 벼 재배 소득보다 높도록 제도를 설계, 재배면적 조정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타작물 재배에 참여하는 농가에게 직불금 지원, 생산단지 조성, 시설장비 및 판로 지원 등 두툼한 지원을 통해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결정돼 추진해온 8만ha 재배면적 감축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바 있다. 8만ha 재배면적 감축은 정부의 일방적인 진행과 공공비축미 차등배정으로 강제감축에 대한 저항이 컸다.

전체 생산량의 11%에 해당하는 8만ha감축(생산량 약40만톤)은 식량안보를 무너뜨리고 일본 같은 쌀 대란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특히 쌀 과잉 문제는 국내 생산 때문이 아니라 매년 40만8700톤에 이르는 저율관세할당(TRQ) 수입쌀 때문인데, 이 물량을 두고 국내 재배면적을 감축하려는 것은 혹시 쌀 추가수입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때문에 재배면적 감축에 앞서 식량자급률 제고방안부터 내라는 주문도 나온다.

논에서 타작물을 재배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이고, 콩과 가루쌀 등 타작물의 증가로 인한 가격하락, 판로문제도 현실화 되고 있다.

문대림 의원에 따르면 7월2일 감축 이행계획 면적은 4만5914ha로 올해 8만ha 목표의 57.4%에 그쳤고, 실제 농가들의 감축 실적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농민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새로운 재배면적 조정제는 기존 감축정책의 문제점 해소, 현장 농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양곡자급률 반영-시장격리 기준이 쟁점

벼 재배면적 감축이 식량안보에 영향을 준다는 우려와 관련, 개정 양곡법에서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조항이 제대로 반영되는지 눈여겨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개정안에는 기존 ‘식량의 안정적 확보 및 국민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돼 있는 법률의 목적에 ‘식량안보와 식량 자급률 제고’ 또는 ‘양곡 자급’, ‘생산자 보호’를 추가하는 안이 들어 있다. 또한 양곡법에 따른 양곡 수급계획에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규정된 식량자급률 목표 중 양곡의 자급목표를 설정하거나, 미곡의 완전한 자급달성을 포함하는 방안이 제출됐다. 재배면적 감축에 따른 식량안보 우려를 불식하려면 이들 조항이 삭제되거나 왜곡 없이 반영돼야 할 것이다.


시장격리 기준의 경우 다수 의원들은 일정 기준 이상으로 미곡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격리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격리 기준은 논의 중이다. 농식품부 측은 3~5% 초과 생산, 가격 5~8% 하락시 매입하는 안을 제시했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이것이 미흡하다면서 구간을 정하되, 초과 생산시 2%부터, 가격하락은 4%부터 시작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행 협의기구인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법률상 심의위원회인 양곡수급관리위원회로 격상하는 방안도 관심사다. 위원회 구성은 15인 이내로 하고 생산자 단체 대표를 5명 이상으로 하는 방안이다. 여기서 시장격리곡 매입, 판매시 물량, 시기, 가격, 미곡 재배면적 조정, 양곡가격안정제도 기준가격과 대상품목 선정을 심의, 또는 심의· 의결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양곡수급관리위원회에 생산자단체 대표를 5명 이상으로 하는 방안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농산물 가격안정제 최대관심사는 ''기준가격''

       기준가격에 ''생산비·물가상승률'' 반영 주목


     양곡법상 양곡가격안정제

     농안법으로 통합 논의 중

     정부, 16개 품목 중심 검토

쌀을 비롯한 채소, 과일 등 농산물가격안정제도는 시장가격과 기준가격의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양곡법 개정안에서는 양곡가격안정제도로, 농안법 개정안에는 농산물가격안정제도로 담겨 있다.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양곡법과 농안법에 각각 규정돼 있던 양곡가격안정제와 농산물가격안정제를 농안법의 농산물가격안정제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산물 가격안정제도의 대상 품목, 기준가격, 시장가격, 차액 지급비율은 농식품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농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회’가 심의하는 방안이다. 위원회는 품목별 생산자단체에서 추천하는 위원을 1/3 이상으로 구성하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기준가격은 보장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문제다. 제출된 개정안은 시장가격이 기준가격 미만으로 하락하는 경우 그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는 농산물가격안정제도(농산물적정가격제도)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여기서 기준가격이란 평년가격(직전 5년 중 최저가격과 최고가격을 제외한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하되, 생산비용 및 수급상황을 고려해 산정한 가격으로 하고 있다. 일부 개정안은 생산비용 및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도록 돼 있다.


기준가격이 중요한 것은 기준가격을 평년가격으로만 하면 농산물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평균적인 기준 자체가 낮아져 하락분을 제대로 보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준가격을 정할 때 생산비나 물가상승분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지가 중요하다.

민주당은 그동안 농업 4법 논쟁 과정에서 기준가격을 도매시장 평균가격, 즉 평년가격을 기초로 하되 생산비와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고 해왔기 때문에, 어느 수준에서 적정한 제도가 설계될지 관심사다.

한편 정부는 가격안정제에 동의하면서 농산물가격안정제와 함께 수입안정보험을 운영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농산물가격안정제는 당초부터 제시했던 16개 품목을 중심으로 검토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폐지 수순을 밟았던 채소가격안정제는 농산물가격안정제로 들어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양곡법과 농안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가책임 농정으로 농정대전환을 실현하기 위한 농업 민생 4법의 핵심이다. 농업 민생 4법을 훼손하지 말고 원안대로 추진하라는 농민들의 기대에 정부와 국회가 얼마나 부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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