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폭염에 의한 축산 및 시설농가의 전기료 부담이 급등한 가운데 지난 15일 전남 영암군 금정면의 한 한우농가 축사에 설치된 대형 선풍기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한승호 기자
커버스토리 chr(124)_pipe 에너지비용 보조, 이젠 ‘선택 아닌 필수’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2025. 7. 20
이상기후의 일상화를 증명하듯 올해도 6월부터 폭염이 시작됐다. 단순히 ‘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이라는 기준점을 살짝 넘기는 수준이 아니었다. 7월 들어 지역에 따라선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일주일 가량이나 지속되면서 경종·축산 할 것 없이 생산현장에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예년처럼 이런 날씨가 8월 말까지 지속된다면 농가들은 올해도 커다란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작물과 가축의 생사가 위험한 혹서·혹한기에 농가들이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시설을 더 강하게 돌리며 그 관리에 힘쓰는 것뿐이다. 문제는 근래 폭등하듯 뛰어오른 농사용 에너지 비용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가가 관련 영농시설에 사용하는 전기는 ‘농사용(을)’로 구분되는 전기요금 요율을 적용하는데, 지난 2021년만 해도 저압 1kWh당 34.2원이었던 농사용(을) 전기요금은 올해 4월 기준 65.9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요율만 보면 4년 새 92%가 상승한 셈인데, 2021년부터는 kWh당 각각 9원·5원(현재기준)의 기후환경요금과 연료비조정액도 붙고 있다.
시설경종·축산가금 농가 겨울철 난방의 주역인 면세 등유도 비슷한 시기 이에 못지않게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을 기점으로 L당 1200원대의 가격에 진입한 뒤 여전히 1100원에 가까운 전국평균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그 이전에는 비싸도 800원대에 구입했던 점을 생각해 보면 농가 부담이 얼마나 커졌을지 짐작이 어렵지 않다.
놀랍도록 일찍 끝나 버린 장마, 그리고 연일 이어지는 강도 높은 폭염에 놀란 정부는 올해 이 농축산업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가용 행정력을 총동원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강조사항을 의식한 듯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 13일 바로 축산농가를 찾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여러 가지 대책을 소개하고 농가에 충분한 물 공급, 환풍기·냉방기 가동, 전기시설 점검 등 이행사항을 당부했다.
공교롭게도 그 모든 일은 이 높은 에너지 물가 속에서 아낌없는 전기 사용을 각오해야 가능한 일이다. 정작 당정은 얼마 전 2차 추가경정예산 논의에서도 농업 생산 현장을 대상으로 세웠던 모든 전기요금·면세유 지원 관련 예산을 전부 삭감하는 정반대의 행보를 함께 보였다. 이 크나큰 괴리 속에서 결국 에너지비용을 감당할 농가들은 대통령의 말과 정부 대책에 그다지 위안을 얻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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