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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제주농산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토론회’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리엔탈 호텔에서 진행됐다.
* 제주농산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심화하는 이상기후 속 매년 가중되는 월동채소 재배 어려움
기후위기 대응 위해 학계 및 현장 농민, 업계 등 머리 맞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5. 4. 29
기후변화로 재배 적지가 빠른 속도로 북상하며 월동채소 주산지인 제주 농업에 위기감이 드리운 지 오래다. 제주에선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월동채소 재배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육지에선 월동채소 재배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에 제주농산물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지난 28일 제주서 열렸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도매시장법인 대아청과(주)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선 최근 제주의 기후변화 현황 및 이에 따른 작물 재배 변화 양상, 대응방안이 제시·발표됐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대아청과는 최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여러 현장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엔 고랭지채소 감소 원인과 대안 마련을 위한 현장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지난 28일 토론회에선 이유진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와 강태완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채소연구팀장이 ‘제주 월동채소 소비트렌드(당근·양배추)’와 ‘기후변화 위기에 따른 제주 월동채소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기조발제를 맡았다. 이유진 농업연구사는 이상기후가 심화하며 제주에선 월동채소 재배가 어려워진 반면 육지에선 월동채소 재배가 증가해 제주농산물의 가격 경쟁력 및 유통 우위가 날로 약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에 이유진 농업연구사는 소비트렌드를 고려해 농가 단위 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으며, 구체적으로 △소포장·손질형 상품 개발 △지리적 표시제 활용 확대 등 고부가 전략 수립 △다채널 유통망 확보 △공심채·강황·여주 등 아열대 채소 재배 검토 등을 제시했다.
이어 강태원 채소연구팀장은 지난해 역대급 이상기후로 △월동무(언피해) △조생양파(분구율·소구율 증가) △마늘(2차 생장 증가) △당근(발아 지연 및 잘록병 발생) △브로콜리·양배추(병 발생 증가)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이처럼 월동채소 작황 불안정성이 증가함에 따라 시장 가격 급등락과 농가 소득 변동성 확대 양상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이에 강 채소연구팀장은 대응방안으로 △기후변화 대응 품종 육성 △기술개발 연구 강화 △농업 관측(예측) 시스템 구축 △스마트팜 등 재배기술 확대 지원 등과 농작물재해보험 및 정책 지원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종합토론에선 학계, 현장 농민, 유통업계를 비롯해 정부 관계자의 의견 제시가 잇따랐다. 먼저 문경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박사는 기후변화 대응방안 연구에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제주에서 아열대작물 재배를 주로 연구 중이나 농가 소득 측면에서 아직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짚었다. 또 안경아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 단계뿐만 아니라 가속화된 기상변화 속 수확 후 관리와 유통 부분에서의 대응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겨울철 이상고온이 최근 계속됨에 따라 월동채소의 저온 저장·유통 필요성이 증가하고, 제주 특성상 해상 운송 시 상온 노출 기간이 긴 만큼 시설·장비 보완·지원을 통한 물류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이후 제주 전체 생산자를 대신해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은 이미 한참 전부터 기후위기를 겪어온 제주지역 농민들은 이미 행정과 함께 주도면밀하게 기후위기와 이에 따른 생산량 증감 및 수급 변화 상황에 대처하고 있으나, 정부의 무자비한 수입 정책으로 피해가 발생 중이라고 전했다. 김학종 회장은 “기후위기에 대응해 대응방안 마련·시행에 힘을 쏟고 있는데 정부에선 물가 핑계로 수입만 늘리고 있다. 지난 2021~2023년까지 양배추 평균 수입량은 연간 6000톤 정도였는데, 지난해엔 4배에 달하는 2만4000톤이 들어왔다”면서 기후위기 대응만큼이나 정부의 수입 일선 농업 정책의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송응준 한국농촌지도자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장은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에서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미흡한 만큼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필환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농업에 대한 국가의 정책 실현 의지 강화 및 친환경농업 확산 필요성에 대해 발언했다.
유통업계에선 김명배 대아청과 팀장이 세척 월동무 사례를 예로 들어 대체품목 발굴·확산에 대한 논의만큼 제주농산물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 팀장은 기후변화에 서둘러 대응하지 않는다면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수입 농산물 등 대체재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으므로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 마련과 민간 영역에서의 지원·관심이 계속돼야 한다고 정리했다.
마지막 토론자였던 김동욱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사무관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생산 안정, 시장 공급 등 큰 틀에서의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현장 의견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김학종 회장의 수입 남발 정책 발언에 대해선 무작정 가격을 떨어트리기 위한 목적이 아닌 적정 가격 유지 차원에서 수입을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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