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운영 실태·시사점 보고서
농지 소유·출자 규제 완화로
법인 수 증가율 가파르게 증가
농업생산비중도 20% 차지
2009년 이후 경영 상태 정체
당기순이익 등 지속적 감소
유형별 맞춤형 지원 등 제시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25. 4. 29
1990년 도입된 농업법인이 국내 농업생산액의 20%를 차지할 만큼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질적 성장까지 이루기 위해선 농업법인 제도의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4월 23일 발표한 ‘농업법인 운영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연광훈 부연구위원·이명기 선임연구위원·채홍기 전문연구원)를 통해 농업법인 생산성과 경영성과 향상을 위해 경영 역량 강화와 농업법인 유형별 차별화된 지원방안 등을 제안했다.
농경연에 따르면 농업법인 제도는 1990년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에 근거해 도입됐으며, 2009년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농지 소유와 출자 규제가 완화되면서 농업법인 성장세가 가속화됐다. 2009~2022년(통계청, 2023년 데이터는 조만간 공개 예정) 연평균 농업법인 수 증가율은 2000~2009년 4.3%의 3.2배 수준인 13.7%를 기록했다. 농업법인의 국내 농업생산수입 비중도 2000년엔 전체 농업생산액의 2.3%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20.0%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2009년 이후 농업법인의 경영 상태는 정체되고 있다. 2000~2009년 농업법인당 영업이익은 연평균 8.3%(2000년 2100만원→2009년 4300만원), 당기순이익은 29.2%(500만원→5000만원) 증가한 반면 2009~2022년에는 영업이익이 연평균 1.8%(2009년 4300만원→2022년 3400만원), 당기순이익은 2.3%(2009년 5000만원→2022년 3700만원) 감소해 경영 성과는 2009년 이후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당기순이익률도 2000~2009년엔 연평균 17.9% 성장했지만 2009~2022년엔 2.5%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연은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다수 농업법인의 경영 역량 미흡, 비농업 목적 설립, 지속적 투자 부족, 형식적 출자 구성, 농가 경영과 법인 경영의 분리 미흡 등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농경연은 ‘농업법인의 양적·질적 동반 성장을 위한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기술교육 및 최신 기술 도입 지원 △위기관리 프로그램 개발 △친환경 경영 지원 △시장 변화 대응 정보 제공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 △재무·금융 역량 강화 △네트워킹 및 협업 플랫폼 발굴 △기술 표준화와 국제 인증 지원 등을 통한 ‘경영 역량 강화’를 제안했다.
‘농업법인 유형별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지원방안’도 요구된다고 제시했다. 영농조합법인은 출자자 농업인의 소득 증진에 초점을 맞춘 지원이, 기업형 농업회사법인은 경영성과 중심의 효율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업생산법인은 농지 확보와 이용을 위한 세제 혜택과 함께 농업생산법인 인증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업생산외법인은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부 농업인 제한 규정 완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업법인 경영실태조사 강화를 통한 관리 개선 필요성’도 제안했다. 현재 매년 실시되는 농업법인 조사는 2014년까지 개별 농업법인 단위 재무성과 자료를 제공했으나 2015년 이후 제공이 중단돼 연구와 정책 설계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농경연은 경영실태조사 강화를 통해 농업법인 관련 연구 활성화와 정부의 관리·정책 지원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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