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청이 운영하는 ‘시티즌코난’ 앱 이용 방법. 경찰청
피해 건수 5878건, 피해액 3116억원
지난해 동기 대비 피해액 2.2배 증가
악성 앱 설치 유도해 정보·금전 탈취
농민신문 권나연 기자 2025. 4. 27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가 나날이 진화하면서 피해액도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만 3000억원을 웃돌았을 정도다. 범죄 유형은 수사기관을 들먹이는 ‘기관 사칭형’이 가장 많았다.
27일 경찰청은 올 1∼3월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와 피해액이 각각 5878건과 311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피해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2.2배 증가했다.
범죄 유형은 ‘기관 사칭형’이 2991건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경찰·검찰 등에서 건 전화라고 속여 신뢰를 얻은 후 개인정보와 금전을 탈취하는 방식이다. 피해자의 연령은 50대 이상이 53%였다. 50대 이상 피해자 비율은 2023년 32%에 불과했지만 2024년 47%로 급증한 이후 올해 절반을 넘어섰다.
최근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의 대표적인 특징은 ‘휴대전화 악성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다. 범죄 조직은 “범죄 사건에 연루됐다” “(피해자가 신청한 적이 없는) 카드를 배송하려고 한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도와주겠다” 등의 말로 현혹해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한다.
이런 앱은 피해자의 정보를 탈취하거나 범행 마지막 단계에서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광주에서는 70대 A씨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거짓말에 속아 노후 자금 등 9억7000만원을 뜯겼다. A씨는 자신의 금융계좌가 범죄에 노출됐으므로 안전한 계좌로 돈은 옮겨야 한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10차례에 걸쳐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고 문자, 범칙금 통지, 건강검진 진단서 송부, 카드결제 해외승인 등 미끼 문자메시지를 보내 악성 앱 설치를 위한 링크 접속을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공공기관은 계좌이체는 물론 통장 비밀번호, 공인인증서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찰청은 주의해야 할 키워드로 ▲사건조회 ▲특급보안·엠바고 ▲약식조사·보호관찰 ▲자산검수·자산이전 등을 제시하며 수사기관이 요구하지 않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전화를 건 상대방이 의심스럽다면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가 운영 중인 카카오톡 채널 ‘대검찰청 찐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이 채널에서는 시민들이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으로부터 받은 ▲검사·수사관 이름 ▲영장 ▲출석요구서 등의 진위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상담을 원하는 사람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 ‘대검찰청 찐센터’를 검색하거나, QR코드 스캔을 통해 채팅방에 접속하면 된다.
휴대전화 해킹이 우려된다면 경찰청이 운영하는 ‘시티즌코난’ 설치가 도움이 된다. 시티즌코난은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악성 앱과 원격제어 앱, 유사 원격제어 앱, 스미싱 등을 순간적으로 탐지하는 기능이 있다.
곽병일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날로 조직화·고도화되고 있다”며 “경찰도 총력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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